[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온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다시 상승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5G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특히 5G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행보에 따라 5G 장비주들이 추가적인 수주 확보 등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5G 장비 업체들의 수주 증가가 본격화하고 있고, 메타버스 서비스와의 연계성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시장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G 장비 관련주인 케이엠더블유는 전일 4만1천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8일 종가(3만5천300원) 대비 16.57%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RFHIC(27.96%), 에이스테크(17.12%), 서진시스템(14.96%), 오이솔루션(14.93%)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뉴저지에서 버라이즌 CEO를 만나자, 삼성전자와 미국에 5G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국내 5G 장비 업체들에 대한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케이엠더블유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19일에만 전 거래일 대비 9.92% 급등하며 큰 폭의 상승 전환을 이뤄냈다.
국내 5G 장비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글로벌 통신 기업들과 삼성전자의 5G 관련 사업이 부진하자 최근 1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케이엠더블유의 경우, 주가 반등이 이뤄지기 전날인 지난달 18일 기준 연고점 대비 58.95% 하락한 상태였으며, RFHIC(-42.99%), 에이스테크(-56.59%), 서진시스템(-27.98%) 오이솔루션(-49.07%) 쏠리드(-49.75%) 등도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주력 공급 업체인 삼성전자의 부진 때문"이라며 "국내 중소장비 업체들의 경우 에릭슨 공급이 늦어지고, 후지쯔 매출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데 삼성 최고 경영진 부재와 영업전략 실패가 결국 수주 성과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5G 사업에 대한 본격 행보를 보이자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국내 5G 장비 업체들의 수주 증가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버라이즌을 비롯한 통신사를 방문하는 등 5G와 6G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를 다시 나타내고 있다"며 "아마도 내년에는 부진했던 올해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문의 재도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에릭슨, 후지쯔를 통한 수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상당수 업체들이 삼성 외 매출처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고, 최근 통신사 직납 외 후지쯔 매출이 크지 않지만 발생하고 있으며, 에릭슨 매출 역시 1~2개 업체로 시작해서 내년 하반기엔 다수의 업체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재용 부회장과 버라이즌 CEO 간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 논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5G 장비주 쪽으로 분위기가 쏠렸다"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7조9천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일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을 계기로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G 통신장비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나서자 국내 5G 장비주들의 주가가 또 다시 꿈틀대는 양상을 나타냈다. 실제 이날 케이엠더블유(6.54%), RFHIC(4.25%), 에이스테크(6.29%), 서진시스템(4.90%), 오이솔루션(3.39%), 쏠리드(2.11%) 등은 모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5G 장비주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가 5G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메타버스, 블록체인은 따지고 보면 5G 기반으로 움직이는 대표 서비스임에도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관련주로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며 "내년엔 글로벌 통신사들이 5G 단독모드(SA) 서비스를 개시하고, 28GHz 상용화에 나설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