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최근 온라인 동영상 업계(OTT)선 "대체 방송통신위원회는 왜 이러냐"는 말이 나온다. OTT 지원 법안 추진에 번번이 반대표를 던지는 통에 '미운 다섯 살' 취급받는 모양새다.
OTT 자율등급제를 가능케 할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방통위가 반대한다.
영상물 등급심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경감 시켜 줄 OTT 자율등급제 도입은 OTT 업계 1순위 요구다.
방통위는 개정안에 포함될 'OTT 법적 지위 신설' 부분이 '미디어 서비스 규제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법제처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부처 이견 해소부터 해오라고 주문했다.
영화·방송 콘텐츠에 적용되고 있는 현행 제작비 세액공제를 OTT까지 확대토록 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도 못했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소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는 신속한 OTT 세액공제 지원을 위해 과기정통부 개정안에 대승적으로 찬성했다.
그러나 법안 소위 개최 며칠 전 발의된 추경호 의원(국민의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통합 심사하자, 방통위는 검토하지 않은 사안이라면서 반대했다.
추경호 의원 안에 담긴 'OTT 사업자에 대한 법적 지위' 부분이 문제로, 방통위가 추진 중인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요지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디어 융합에 주목하고, 이같은 변화를 담아 낼 수 있는 미디어 통합법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란 것이다.
드라마 쪽대본 쓰듯 매체가 새로 등장할 때마다 매번 법을 개정하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지위를 신설하면, 정책과 규제가 누더기 될 것이란 우려다.
국회서도 '방통위 의견이 터무니없진 않다'는 설명이 나온다. 정책과 규제의 실패는 결국 고스란히 시장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방통위도 조속한 미디어 통합법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 토종 OTT는 시간이 없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까지 이미 몰려들었는데 '도와주겠노라' 했던 이들은 '논의 중' 손 팻말만 흔들고, 문을 활짝 열어주는 데가 없다. 마음이 급하니 문이 열린 어디든 달려들어 가 읍소를 해야 할 지경이다.
미디어 통합법이 시장을 위해 필요하나, 법안 마련에 시간이 다소 걸린다면 시장이 기다릴 수 있도록 신뢰를 줘야 한다.
'실체도 없는 법안으로 OTT 지원 발목 잡는다'는 지적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미디어 통합법이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믿어도 되는지, 불확실성을 해소해줘야 한다.
그리고 '믿어달란'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는 법안 마련과 법제화로 방송 주무주처로서 위상을 다시금 보여줘야 할 것이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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