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달리는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 안. 새롭게 서비스하는 5G 28㎓ 기반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해보니 998.11Mbps가 찍혔다. 평소라면 답답해서 꺼버렸을 지하철 와이파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정도면 거의 5G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신설동역~성수역)에 구축된 5G 주파수 28㎓ 대역 기반 와이파이를 써봤다.
28㎓ 기반 와이파이는 28㎓ 5G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통신3사가 협업해 추진한 것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28㎓ 대역을 백홀(기지국 주변부 망과 기간망을 연결하는 전송망)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LTE 기반 와이파이보다 속도나 전송 용량 등에서 우수하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여 기간이 지난 만큼 실제 환경에서의 28㎓ 기반 와이파이는 어떤지 테스트 했다.
28㎓ 기반 와이파이는 최신 표준인 와이파이6E와 이전 버전인 와이파이6 두 가지로 이용할 있다. 와이파이6E는 6㎓ 대역까지 이용하는 와이파이로 기존 대비 최대 5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접속 가능한 스마트폰은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Z폴드3 뿐이다.
이날 체험은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갤럭시Z폴드3와 와이파이6까지만 지원하는 아이폰13프로로 진행했다.
◆28㎓ 와이파이, 기존 대비 속도 압승
우선 28㎓ 기반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객차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찍어야 한다. 먼저 갤럭시Z폴드3로 객차 벽면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찍으니 '28G_통신3사_5G 네트워크에 연결하려면 여기를 누르세요'라는 안내문구가 나왔다. 초반엔 접속 오류가 났지만 두세 번 시도하니 와이파이6E가 연결됐다.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무선인터넷 속도측정' 앱으로 총 10번에 걸쳐 테스트 했다.
최고 속도로는 998.11Mbps, 최저 속도는 26.74Mbps가 나왔다. 평균적으로는 544Mbps 수준을 보였다. 특히 지상 구간을 지날 때 편차가 컸다. 아직 서비스 초기인 데다 안정화를 위한 실증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신3사도 QR코드 안내 스티커에 '실증 서비스 중으로 다소 품질이 불완전 할 수 있다'는 주의 문구를 붙여놨다.
28㎓ 기반 와이파이는 와이파이6E가 아니어도 속도가 빨랐다. 동일한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6에 접속해 총 10번을 측정한 결과 최고 속도는 319.3Mbps, 최저 86.41Mbps, 평균 228Mbps로 집계됐다.
반면 기존 와이파이는 속도가 확실히 쳐졌다. 자동으로 연결되는 기존 와이파이(LG유플러스 연결)로 속도를 측정(5번)해보니 최고 73.71Mbps, 최저 31.35Mbps, 평균 45Mbps가 나왔다.
동일하게 달리는 지하철에서 5G 속도도 측정했다(5번). 최고 1.1Gbps, 최저 929Mbps, 평균 1.1Gbps였다.
아이폰13으로는 와이파이6에 접속했다. 갤럭시Z폴드3와 비슷하게 초반엔 접속 실패가 있었으나 기존 와이파이보다는 빨랐다. 동일하게 10번을 측정한 결과는 최고 168.55Mbps, 최저 31.09Mbp, 평균 96Mbps다.
기존 와이파이 속도(SK텔레콤 연결)는 총 5번 측정했는데 최고 58.39Mbps, 최저 6.57Mbps, 평균 29Mbps가 나왔다.
이번 비교실험을 통해 28㎓ 기반 와이파이가 확실히 낫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스트리밍 동영상을 볼 때나 사진 등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는 훨씬 나았다.
이날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지난 16일에는 갤럭시S21울트라로 SK텔레콤 자체 속도 측정 앱을 이용, 5번에 걸쳐 속도 측정을 했는데 평균 730Mbps가 나왔다. 최고 속도961Mbps, 최저 388Mbps였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처음으로 하다보니 안정화 작업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며 "와이파이6E 또한 초기 단계라 공유기 성능이 아직 부족한데, 내년부터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안정화 작업 계속 필요…아는 사람도 적어
이날은 28㎓ 기반 와이파이 접속이 됐지만, 실제 이용할 수 있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부가 지난 11월 25일부터 서비스 시작을 발표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기까지는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우선 와이파이 접속을 위한 QR코드가 초기에는 객차에 붙어있지 않았다. 서비스 시작 날, 한 대의 객차에만 QR코드를 부착했고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없는 객차도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QR코드가 있더라도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는 연결이 됐는데, 아이폰에서는 안 됐다. 이로 인해 중간에 와이파이 접속 QR코드 시안이 바뀌었다.
또한 QR코드로 접속이 된다 하더라도 한 번에 되는 게 아닌 몇 번의 실패 끝에 연결된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게다가 28㎓ 기반 와이파이가 시작됐음에도 정작 일반 시민들이 잘 모르는 점도 아쉬웠다. QR코드는 각 객차 중간의 공유기(AP)가 위치한 선반 근처에 붙어있다. 실제 이 공유기가 있는 곳에 와서 고개를 들고 찾아보지 않고서는 QR코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2호선 성수지선을 탄 한 시민에게 "28㎓ 5G 기반 와이파이를 알고 있냐"고 물어보니 단번에 "모른다"는 대답이 나왔다. 성수지선을 여러번 회차하면서 QR코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나 살펴봤지만 한 명도 없었다. 아직 서비스가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향후에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였다.
이뿐 아니라 자동으로 연결되는 기존 와이파이와 달리 28㎓ 기반 와이파이는 수동으로 QR코드를 찍어야만 이용할 수 있어 다소 번거롭게 느껴졌다. 다만 이러한 접속 경로는 보안 이슈 때문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각 통신사가 자사 고객에게 제공하는 와이파이와 달리 이번 28㎓ 기반 와이파이는 모든 통신사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다르다"라며 "일반적으로 쓰기엔 보안에 취약할 수 있어 QR코드를 통해 이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3사는 내년부터 서울 지하철 2·5·6·7·8호선으로 28㎓ 기반 와이파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초부터 서비스 서비스 구축을 시작, 안정화 작업을 거쳐 내년 말부터 정식으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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