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역대 최대 공모 기록을 세운 가운데, '검은 호랑이의 해'인 내년에도 IPO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새해 초부터 100조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역대급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를 준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 기업을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쓱닷컴, 컬리 등 유망 기업들도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공모 금액은 20조8천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공모금액이 이를 뛰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달 공모를 진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만 해도 최소 10조원 수준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11~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 희망밴드는 25만7천~30만원이다. 희망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확정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는 최소 10조9천225억원에서 최대 12조7천5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역대 공모규모 1위인 삼성생명(4조8881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3사의 멀티플 대비 할인율을 30%로 가정해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을 101조원으로 추정했다. 조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희망가 기준 에비타멀티플(EV/EBITDA)은 19.1~22.5배인 반면 글로벌 피어(비교그룹)의 평균 에비타멀티플은 47.4배"라며 "공모 희망가가 시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피어 대비 53~60% 할인돼 있다. IPO 가격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2월 초 공모를 예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조2천억원 가량을 조달한다. 희망 공모가는 5만7천900∼7만5천700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4.6조에서 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와 대형 생명보험사 교보생명은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원스토어도 지난달 상장예심을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신선 식품 새벽 배송 업체인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내년 IPO 시장 기대주로 꼽힌다. 이밖에 카카오그룹의 콘텐츠 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차량 공유 업체 쏘카 등 조 단위 기업들도 상장을 준비 중에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에 버금가는 신규 상장 풍년이 예상된다"며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경우 신규 상장 이후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참고할만하다. 코스피200 편입시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 펀드 등으로부터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유입될 수 있어 해당 종목의 수급과 수익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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