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자산연동) 시장 규모는 크게 확대되며 급성장하는 가운데, 자금세탁 방지·보안문제 등과 관련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스테이블코인 급성장세…위험요인도 있어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의 가치를 모방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암호화폐)이다. 법정화폐 담보·가상자산 담보, 알고리즘 방식으로 활용되며 1달러 혹은 1유로를 예치하면 1개의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1대1의 가치 고정이 특징이다.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돼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다른 가격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 달리 안정적으로 가격이 유지되면서 신속하게 자금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대표적으로 달러와 연동되는 테더(Tether·USDT)가 있다.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의미하며 이더리움을 담보로 한 다이(DAI)가 대표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020년 3분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2월 기준 약 1천300억 달러(약 156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거래규모는 지난해 2분기 11조8천 달러(1경3천217조6천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이와 같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자금세탁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나 지급결제 시스템의 위험, 보안 문제 등에 따른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담보가치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아 지급 불능 가능성으로 인해 런(runs) 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 자금세탁에 이용되거나 테러자금 조달, 사이버보안 등의 위험 문제가 있어 이를 감독하기 위한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해외 각국, 규제·이용자보호 방안 마련 움직임 '활발'
지난해 11월 미국 규제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과 이를 감독할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는 연례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을 내세우지만 알고리즘 매커니즘에 따라 가치가 유지되므로 시장 상황과 운영 리스크 등의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장하는 은행 예금으로 부분적 담보를 제공하지만 현재 법률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기관만 보호하고 이용자는 보호하지 못하므로 담보에 대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에 대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 보호를 제공하는 대신 미국연방준비제도(Fed) 감독 아래 자본·유동성 규제를 따르게 하기 위한 취지임을 밝히며,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을 은행으로 제한할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유럽의 경우 일부 스테이블코인만 지급수단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견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2020년 8월 발표된 가상자산시장법안(MiCA)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포함하고 있다.
일본도 최근 엔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스테이블코인의 이용자 보호와 규제 확립을 위해 금융청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주체를 은행과 송금대행업체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없지만,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구상 중에 있는 금융기관이 나타나면서 앞으로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을 고려한 규제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는 가상자산의 법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법안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로벌 규제 논의에 참여해 도출된 국제 기준을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업권법 제정을 위한 기본안에서 기존 가상자산의 범위를 확대해 기존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명시된 항목 외에도 증권형토큰(ST)과 스테이블코인을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제안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인 장점이 있지만 이용자 보호와 자금세탁, 사이버보안 등의 위험이 지적되고 있어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국내외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해외 각국의 규제방향을 고려한 규제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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