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안타깝게도 우리 기업들의 여건은 기업규제가 너무 많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서 열린 '이재명 대선 후보·CEO 토크'에서 인사말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손 회장은 코로나 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 환경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규제 혁신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일단 손 회장은 "코로나 위기가 2년이 됐지만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지금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고, 청년 일자리 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경제는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라며 "경제를 이끌어 나가고 성장시키는 주역은 기업으로,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종 행정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규제가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월등히 까다롭고, 최근에는 상법의 대주주 의결권 규제까지 세계에서 유례없이 강화됐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기업규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방적 규제 '강화'도 옳지 않지만 일방적 '완화'도 옳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지나친 독점 문제나 자원배분 비효율 침해하는 시장 지배력 남용은 그걸 억제해야 합리적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과감히 철폐, 완화하는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신산업 창출이나 신속한 산업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문제되는 것을 제외한 부분은 일반적으로 허용하고, 사후 규제하는 식으로 전환하는게 맞을 것 같다"며 "규제 일방적 방향은 그렇게 바꾸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조세부담도 매우 크다는 점도 이 자리에서 강조했다. 상속세와 법인세, 부동산 세제 같은 조세제도가 국민과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 후보에게 설명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계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규제들로 인해 기업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최근에 입법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많은 기업인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될 형편"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은 현실에 맞도록 수정하고 재해의 예방 활동이 대폭적으로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는 안전은 안보에 관한 문제인 만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이 부당하고 과하게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면 안 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 후보는 "양자 조화를 이루는 게 좋을 듯 하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서 합리적 토론을 통해서 하나의 합일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노동규제 역시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지만, 노동법제는 여전히 1950년대에 만들어진 반세기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시대 사정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손 회장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비판에 나섰다. 손 회장은 "근로자 보호를 위해 도입한 최근 도입했지만 이는 현장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제도"라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풍토로,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노사관계 선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우리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기업가 정신이 존중받을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치의 목적은 국민에게 어려움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중국 노자와 장자의 정치사상을 우리가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날 행사에서 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담은 '대선 정책건의서'를 이 후보에 전달했다. 건의서는 ▲기업활력제고 ▲일자리 창출 ▲노사관계 선진화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사회 ▲안전·환경 등 5대 분야를 담았다.
또 손 회장은 이날 정부가 과도한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한 것과 관련해서도 건의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같은 환경 문제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세계 각 국가와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함에 있어서 우리 기업들에게만 너무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행사를 마치고 난 후 기자들을 만나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기본소득(재원 마련)을 위해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걷은 탄소세) 사용 방식은 탄소세 부담을 위해 산업 전환을 해야 할 관련 기업과 산업을 지원하고, 일부는 물가상승 부담을 안게 될 국민에게 지원하는 식으로 정책을 현실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하범종 LG 사장, 고수찬 롯데지주 부사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조현일 한화 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오세헌 한국조선해양 사장 등 10대 그룹 CEO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대기업 CEO들을 향해 ▲청년채용 ▲규제 ▲안전 문제 등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어려운 시기로, 결국 전체적인 기회 총량의 부족 때문"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청년 채용을 과감하게 늘려주는 것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성장을 회복해야 하고, 회복하려면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총에 가입한 기업들이 청년들이 어려운 시기니까 ESG 경영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청년 채용을 과감하게 늘려달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업 경영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게 기업 욕구이고 자본시장 경제 토대이기 때문에 이익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전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속에 사회적 공헌 부분도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ESG 경영 일환으로 청년 채용에 대해 각별히 한 번 관심을 가져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사진=정소희 기자(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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