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블록체인, 규제도 지원도 필요없다"
"정부의 과제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민간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디지털 융합 분야에서 자유를 불어넣고, 규제와 관치에서 벗어난 디지털 정책이 필요하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는 한국경영정보학회가 18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개최한 대선 캠프 초청 '디지털 정책 토론회'의 '디지털 산업 정책'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션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의 경우 지원도, 규제도 없도록 하는 방향이 옳다"면서, "NO규제, NO지원 분야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교수는 디지털 정책으로 ▲디지털 융합 분야에 자유 추구 ▲규제와 관치로부터 해방 정책 ▲초개인화 교육 헌장 정책 ▲4차산업혁명 선도 국가 정책 ▲발전적인 지속가능생태계 정책 등을 제안했다.
특히, 원격 진료나 디지털 치료제 전면 허용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의료 수요를 증가시키고, 국민 건강이나 수명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정책을 지역병원에서부터 먼저 시작하면, 병원 간 규모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초개인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코딩과 AI 관련 역량을 대학 입시에 반영한다든지, EBS를 AI기반 초개인화 교육 체제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AI교사 도입 등으로 공교육 시스템을 AI기반의 교육체제로 개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는 "국가적으로 AI, 로봇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데 한치의 의심도 없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고, 선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산업에 대한 국민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AI를 통한 혁신과 성장은 국가, 도시, 학교 등 각 단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이제는 정부의 역할보다는 민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 육성' 올해 가능할까
정부가 야심 차게 발표한 방송·미디어 육성책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이 올해 마무리된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지난해 말 가까스로 해당 방안 추진 근거가 될 방송법 등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지원은 발목이 잡힌 상태다.
"지원 시기를 이미 놓쳤다"는 지적과 "정책 방향·기반을 마련 했다"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정부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으로 약속한 55개 과제 구현을 위해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시작한 범부처 방송·미디어 육성 정책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이하 디미생)'이 올해 마무리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디미생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년간 방송·미디어 육성 계획으로, 올해까지 추진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또 새로운 방송·미디어 정책 방향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미생은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디지털 미디어 강국'을 비전으로 2022년, 올해까지 ▲ 국내 미디어 시장규모 10조원 ▲콘텐츠 수출액 134억2천만달러 ▲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 육성을 목표로 삼았다.
디미생에서 '플랫폼' 지원과제는 레거시 미디어가 더 자유롭게 사업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일부 완화해 주고, OTT 등 신규 미디어는 최소 규제 원칙하에 제도권으로 흡수해 세제 지원 등 각종 지원정책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유료방송 요금·편성 등 규제 폐지·완화 등에 근거가 될 방송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상한제 폐지에 관한 내용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국회 판단에 따라 의결이 보류됐다. 또 OTT 지원 핵심과제였던 ▲ 자율등급제 ▲ 제작비 세액공제 근거 법안은 부처 이견으로 계류 중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지난달 열린 범정부 'OTT 정책협의체'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합의했으나, OTT 업계는 '이미 늦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부처별로 쏟아낸 OTT 규제에 이미 최소규제 원칙은 상실됐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웹툰-문피아, 화학적으로 섞인다…시너지 강화
네이버웹툰이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의 시너지 효과 강화를 모색한다. 네이버웹툰 주요 임원들 다수가 문피아 사내이사로 파견됐다. 지난해 네이버웹툰에 인수된 문피아 역시 내부 조직개편 등을 진행하며 웹소설 지식재산권(IP)의 확장을 본격화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문피아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와 권연수 네이버웹툰 투자담당, 전동훈 프리미어파트너스 파트너가 문피아 사내이사에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박제연 네이버웹툰 시리즈 리더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으며 이은희 네이버웹툰 투자 담당은 감사로 선임됐다.
김준구 대표와 권연수 투자담당, 전동훈 파트너는 지난해 9월30일 문피아의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이은희 감사 역시 같은 시기 감사로 등재됐다. 박제연 리더는 지난해 12월30일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네이버웹툰은 문피아의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취득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취득이 완료되면 네이버웹툰의 문피아 지분율은 56.26%가 되며, 올해 3월31일까지 주식 취득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과 함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도 문피아 주식 약 28%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 문피아의 1대·2대 주주 관계자들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셈이다.
문피아는 이와 함께 내부 조직개편에도 나섰다. 우선 지난해 말 이민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측의 추천을 통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피아가 CFO 직책을 둔 것은 창사 후 처음이다.
◆쿠팡이츠, 김명규 대표 신규 선임…'장기환 대표와 투톱'
쿠팡이츠가 2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쿠팡 자회사 쿠팡이츠서비스는 김명규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해, 2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한다고 18일 발표했다.
김 신임 대표는 삼성카드, 네이버 대외협력실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쿠팡에 합류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쿠팡에서는 물류정책실장을 맡으며 중장기 전략 기획, 지역투자와 일자리 창출, 서비스 및 안전 관리를 위한 정책 수립 등을 담당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임 김 대표이사는 배달물류 관련자(고객과 상점주, 배달파트너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운영과 산업의 발전을 위한 개선사항들에 대해 대응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쿠팡이츠서비스 출범 이후 쿠팡이츠서비스를 총괄했던 장기환 대표이사는 치타배달 등 특화 서비스 강화와 사업의 성장을 주도하게 된다.
◆수동 실험 초반 성공…'언디셈버' 톱10 진입 임박
라인게임즈의 기대작 '언디셈버'가 초반 순항하며 매출 순위 톱10 진입을 목전에 뒀다. 100% 수동 전투를 도입한 과감한 실험이 시장에서 외면받지 않았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대표 김민규)가 서비스하는 언디셈버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3위까지 올랐다. 지난 13일 출시된지 엿새만의 성적이다. 양대 오픈마켓 게임 순위의 경우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오픈 직후 서버 불안정과 연이은 점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빠르게 이용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회사 측에 따르면 언디셈버는 전체 매출 중 40% 가량이 PC 플랫폼인 라인게임즈 플로어에서 발생하고 있다. 만약 라인게임즈가 모바일 버전으로만 론칭했다면 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한 대목이다. 언디셈버의 흥행으로 신규 매출원이 절실했던 라인게임즈도 한 시름 덜게 됐다.
언디셈버는 니즈게임즈(대표 구인영)가 개발한 PC-모바일 멀티플랫폼 핵앤슬래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열 세 번째 존재인 '서펜스'의 부활을 막기위한 주인공 '룬 헌터'의 여정을 그렸다. 장비와 룬 조합으로 클래스 제한 없는 성장이 가능하며 특히 모바일 게임이라면 빠지지 않는 자동 전투를 과감히 배제한 점이 특징이다. 기존의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고도 성과를 낸 셈이다.
게임업계는 초반 연착륙에 성공한 언디셈버가 장기 흥행을 일굴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라인게임즈는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플레이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캐릭터 기본 인벤토리를 기존 70개에서 100개로 늘리고 획득한 장비 아이템 중 일부만 확률적으로 거래 가능하게 만든 부분을 개편, 모든 아이템을 경매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물약 회복률을 상향하고 사망 패널티를 보다 완화하는 등의 밸런스도 조절했다. 출시 직후 게임의 근간을 바꾸는 패치를 단행한 사례는 흔치 않다.
◆P2E, NFT 리스크에 심화되는 '토큰 이코노미'...이해상충 우려도
게임 내 P2E, NFT 등 블록체인 모델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만큼 토큰 및 코인의 변동성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자체 발행 토큰을 '기축통화'로 연결하려는 '큰 그림'을 지니고 있는 만큼 게임 안팎의 '토큰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한 '코인 생태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게임 내 재화를 코인으로 환전하면서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여기에 메타버스 경제 시스템까지 연결되면 토큰 경제의 섬세한 조율이 더 큰 쟁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가 자유롭게 게임 내 경제활동을 하도록 뒷받침해주어야 할 게임사가 토큰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인력을 앞다퉈 확보하고 있다. 해당 공고에서 '블록체인 경제 관련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게 눈에 띈다.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블록체인 디자이너 공고에서 담당업무로 '블록체인 게임 경제 또는 화폐 시스템 설계'를 내세웠으며, 크래프톤도 경제 시스템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서비스 기획을 명시했다.
다만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게임사의 이해상충을 우려하고 게임성이란 본질을 떠난 논의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게임 내 재화 밸런싱은 게임을 운용하는 데 이미 업계의 지속적인 숙제였다. 재화가 많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템을 출시하게 되면 기존 다른 아이템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에 가치 보존을 위한 장치 마련을 위해 사업팀 등 전반에서 계속 살펴야 한다. 게임 내 아이템 혹은 캐릭터 가격에 대한 변동성에 더해 게임 내부에서의 경제 생태계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 여기에 코인까지 추가되면 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홍기훈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P2E, NFT가 대세로 떠오르지만 결국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재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게임 내 거래되는 재화와 거래 매개체인 코인이 합쳐지면 결국 게임사가 게임 내 경제 생태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한다"면서 "결국 고객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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