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아이폰' 시리즈로 '갤럭시'를 위협하고 있는 애플을 향해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시원하게 찬물을 끼얹으며 조롱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삼성전자는 10일 자정(한국시간)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를 전격 공개하며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선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 히트작인 '브리저튼' 속 흑인 여왕을 앞세워 매킨토시 경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넷플릭스와 협업하며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자사의 다양한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개된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에 '갤럭시Z플립 5G'와 '갤럭시워치4',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셰리프' 등이 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드라마인 '브리저튼'은 180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로맨스로, 지난해 '오징어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8천200만여 가구가 시청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혔다. 또 드라마에선 흑인 여왕에 남자 주인공까지 흑인 공작으로 나오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드라마는 '레이디 휘슬다운'의 나래이션이 간간히 등장하며 재미를 더한다. 다음달 25일에는 '시즌 2'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이날 '갤럭시 언팩 2022'에도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드라마 '브리저튼'을 연상시키는 레이디 휘슬다운의 나래이션으로 시작되는 영상이 등장했다.
왕궁에서 열리는 발명가 무도회를 배경으로 한 해당 영상에서 여왕 앞에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매킨토시 경이었다. 매킨토시 경은 우비를 입은 채 여왕에게 "우비를 바치겠다"고 말했지만, 여왕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곧바로 등장한 하인들이 가져온 물을 시원하게 맞았다.
이 영상에 등장한 매킨토시 경은 애플이 지난 1984년 1월 24일 첫 선을 보인 '매킨토시'와 이름이 같다. 매킨토시는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맥'의 첫 번째 제품이다. 이 제품은 애플이 1976년 설립된 후 개인용 컴퓨터 '애플Ⅱ'로 대성공을 거뒀으나 1981년 경쟁사인 IBM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위기를 겪게 돼 이에 맞서고자 출시했던 것으로, 지금까지도 혁신 제품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이에 언팩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매킨토시 경을 보며 곧바로 애플을 떠올렸다.
또 매킨토시 경이 물을 맞는 장면은 지난해 4월 미국 소비자들이 아이폰에 적용된 방수기능을 애플이 과잉 홍보했다고 주장하며 진행한 소송을 연상케 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7', '아이폰11프로·프로맥스', '아이폰12'는 방수기능을 갖췄다. 특히 '아이폰12'는 6미터 깊이에서 30분 동안 방수가 된다.
하지만 해당 기종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수영장이나 바닷물과 같은 염분이 섞인 물에서는 방수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애플의 광고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주스나 커피 같은 액체가 닿아 손상됐을 때 보상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 삼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애플이 뉴욕주 일반사업법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재판을 담당했던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구매할 때 애플의 '사기성 마케팅'에 의존한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라며 집단소송을 기각하고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영상에선 매킨토시 경 이후 브리저튼의 남자 주인공과 같은 흑인인 트라이스타(tri-star) 경도 등장했다. 이는 삼성의 한자 뜻인 '3개의 별'과 같은 뜻으로, 삼성전자를 연상케 했다. 트라이스타 경은 '갤럭시S22'로 여왕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 잡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트라이스타 경을 통해 '갤럭시S22'의 기능도 재미있게 연출해 언팩을 시청하는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6.1인치의 갤럭시S22와 6.6인치의 갤럭시S22+, 6.8인치의 갤럭시S22 울트라 등 3종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탭 S8' 시리즈를 소개할 때도 영화 '더 배트맨'의 장면들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이 영화가 히어로의 세대 교체를 알리는 새로운 배트맨이 등장하는 것인 만큼 '갤럭시 탭 S8'이 시장 1위인 애플의 '아이패드'를 넘어 태블릿 PC 시장의 세대 교체를 이끌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워너브라더스의 '더 배트맨'은 오는 3월 개봉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개방과 협력'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외에도 스냅챗,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IT 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갤럭시 연팩'을 통해 소개했다. 특히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초 CES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강조했던 '미래를 위한 동행' 메시지를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를 통해 다시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BTS는 "행동하면 작은 물결도 큰 파도로 바꿀 수 있다"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언팩 행사의 흥미와 집중도를 올리기 위해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등 다양한 곳들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2' 영상을 공식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켜본 시청자 수는 수백만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은 만큼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오히려 활용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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