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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에서도 외면 받는 '엑시노스'…삼성, AP 시장서 中에 밀려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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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SOC에 작년 2분기 첫 역전 허용, 격차 벌어져…대만 미디어텍 1위 유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작인 '엑시노스2200' 마저 기대에 못미치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점유율도 하락해 작년 2분기 중국 유니SOC에 첫 역전 당한 후 격차가 계속 벌어지며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전 세계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에 그쳤다. 전년 동기(7%)보다 3%p 하락한 것으로, 순위는 대만 미디어텍(33%), 미국 퀄컴(30%)·애플(21%), 중국 유니SOC(11%)에 이은 5위를 기록했다.

삼성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
삼성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

특히 유니SOC와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니SOC는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로, 리얼미·아너·ZTE 등 자국 스마트폰 업체와 거래량을 늘리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미국 제재로 타격을 입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자리를 대신한 것이 주효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유니SOC에 4위 자리를 뺏긴 후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2분기 2%p에서 3분기 5%p, 4분기 7%p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인소싱과 중국 ODM 아웃소싱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전략을 다시 재정비하면서 점유율이 4% 그쳤다"며 "그 결과 미디어텍과 퀄컴이 중가 4G, 5G부터 플래그십 모델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화웨이 무역금지 조치로 인해 기린 칩셋 제조가 불가능해지면서 기린 SoC 누적 재고가 소진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로 인해 화웨이는 퀄컴의 SoC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4G에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P 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는 이유를 두고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하며 원가절감을 위해 윙텍, 화친 등 중화권 제조자개발생산(ODM) 물량을 늘린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MX 사업부 역시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 미디어텍 AP를 본격 도입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공개된 '갤럭시A12'에는 미디어텍 AP '헬리오P35'가 적용됐다. '갤럭시A12'의 지난해 출하량은 5천180만 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미디어텍이 글로벌 AP 시장에서 연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데 '갤럭시A12'가 도움이 됐다.

이에 미디어텍의 지난해 4분기 AP 시장 점유율은 33%로 선두를 유지했다. 다만 상반기에 출하량이 몰렸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재고 조정을 하면서 4분기 출하량은 감소했다.

데일 가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많은 고객들이 공급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칩셋 재고를 쌓아왔기 때문에 재고 조정이 있었다"며 "다만 스마트폰용 플래그십 칩셋(디멘시티 9000)이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5G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계절적 수요 감소를 만회했고, TSMC가 웨이퍼 가격을 인상한 이후 칩셋 가격 상승은 2021년 4분기 이후부터 반영됐다"며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남미지역에서 5G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LTE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미디어텍은 2022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위인 퀄컴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7%p 늘어난 30%를 기록했다. 또 부품 부족과 수요에 못 미치는 파운드리 생산 능력에도 불구하고 퀄컴은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하며 지난해 4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파브 샤르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퀄컴은 하이엔드급 스냅드래곤 판매를 우선시하면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린 덕분에 중저가 제품에 비해 부품 부족 사태 영향을 적게 받았다"며 "핵심 제품을 듀얼 소싱하면서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사로부터 제품 공급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퀄컴의 스냅드래곤 8세대 1 플래그십 모바일 플랫폼이 2022년 1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퀄컴의 2022년 1분기 실적은 삼성전자 갤럭시 S22 시리즈의 설계 성공과 중국 춘절 기간 성적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같은 기간 동안 21%의 점유율로 3위를 유지했다. '아이폰13' 출시와 연말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 컸다.

[그래프=카운터포인트리서치]
[그래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업계에선 경쟁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해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 역시 자사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대신 미디어텍, 퀄컴 등 경쟁사 AP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 내수용에도 '엑시노스22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장착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엑시노스'를 확산시키고자 매년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엑시노스 탑재를 확대해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한국뿐 아니라 대표적인 엑시노스 탑재국인 인도에서도 '갤럭시S22'에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엑시노스2200'는 삼성전자가 AP 선도 기업인 퀄컴,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만들었지만, 불량률이 높아 안방 시장인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출시하는 '갤럭시S22'에 정작 적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부품(DS) 사업부문 산하 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는 낮은 수율도 문제가 됐다.

삼성전자 스스로도 미세공정 수율 문제를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술력 상승으로 초기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는데 난이도가 상승한 것도 사실"이라며 "역량을 모아 선단공정 조기수율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 '엑시노스'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고성능 AP로서 입지를 갖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삼성폰에서도 탑재 비율이 낮아지면서 점유율이 밀리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내놓는 '갤럭시S22'에서조차 '엑시노스2200'이 아예 빠져버렸다는 것은 삼성의 자체 개발 AP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운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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