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여걸'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마법이 통했다. 지난해 매출이 60% 이상 신장하고 올들어선 프로그래머블(FPGA) 반도체 강자 자일링스 인수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AMD는 이를 발판 삼아 데이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MD의 지난해 연매출은 164억 달러(약 19조6천억원)로 전년 대비 68% 이상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중앙처리장치(CPU) 라이벌' 인텔 연매출이 790억 달러(약 95조원)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비교해 높은 성장률이다.
AMD는 고사양 CPU 수요가 높아질 것을 예상해 고성능 칩 생산 비중을 높였고, 칩의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AMD는 기세를 몰아 올해 예상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215억 달러(약 25조9천억원)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리사 수 AMD CEO가 정조준하는 건 데이터센터 시장이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칩은 인텔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다.
AMD는 서버용 칩 '에픽'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구 페이스북)를 확보했다.
아울러 AMD는 용도에 따라 설계를 바꿀 수 있는 FPGA 반도체 강자 자일링스를 60조원에 인수했다. 데이터센터에선 인공지능(AI)을 통한 데이터 처리 성능이 중요시되면서 경쟁이 처리 속도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AMD는 경쟁사들이 규제당국의 인수·합병(M&A) 승인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문턱을 넘었다. 각 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깐깐한 심사 잣대를 들이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불발됐다. 그러나 리사 수 CEO 등 AMD 경영진은 두 회사의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각 국 규제당국을 설득했고 이는 통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자일링스가 AMD에 안정적으로 편입된다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MD의 입지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사 수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과감한 결단을 내려고 결과로 경영능력을 입증해 왔다.
수 CEO는 취임 후 7%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묶은 APU를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에 납품하고 거기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이같은 노력을 발판으로 수 CEO는 2017년 '라이젠' CPU 시리즈로 승부수를 띄운다. 라이젠 1세대 출시 당시 인텔의 일반 데스크톱용 CPU는 성능을 좌우하는 코어가 4코어 수준이었지만 AMD는 8코어 제품을 출시했다.
AMD는 기세를 몰아 지난 2019년 7나노미터(nm) 공정의 3세대 라이젠 제품을 출시했다. 인텔이 아직 14nm에 멈춰 있는 상황에서 AMD은 7nm 공정을 사용해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를 추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MD는 지난 2017년 적자를 탈출했고 PC용 CPU 점유율도 2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일링스 인수는 리사 수 CEO에게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리사 수 AMD CEO는 "AMD는 자일링스가 보유한 업계 최고 수준의 FPGA, 어댑티브 시스텝온칩(SoC), AI 엔진, 소프트웨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앞세워 클라우드, 엣지 컴퓨팅, 지능형 디바이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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