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가상자산 산업 진흥에 방점을 둔 규제를 주장해온 만큼, 가상자산 시장 육성과 산업 발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 尹 "규제 걱정 없게 네거티브 규제해야…ICO 허용·NFT 거래활성화"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디지털자산시장 육성과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등 친시장적 가상자산 공약을 펼쳤다.
그는 가상자산 주요 정책으로 ▲투자수익 비과세 한도 5천만원 ▲거래소발행(IEO) 도입 후 ICO 허용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 활성화·디지털자산시장 육성 ▲부당거래 수익 환수 등을 내걸었다.
특히 디지털 신개념 자산에 대한 선제적 제도 마련을 약속하며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했다.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신개념 자산 등장을 대비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현실과 동떨어지고 불합리한 규제 역시 정비해 나가야 한다"며 "가상자산 시장만큼은 규제 걱정이 없도록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차피 인정할 것이라면 왕성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시장을 만들어줌으로써 지원해야 한다"며 "청년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한 방안 중 하나로 국내 ICO 허용을 내걸었다. 다만 다단계 사기 등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므로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 발행(IEO)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기술 개발 지원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NFT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시장 육성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 가상자산 업계 "네거티브규제 환영…디지털산업진흥청은 한계있어"
가상자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닌, 진흥을 위한 네거티브규제 기조에 환영하면서도 그 목표와 공약 간의 부조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윤 당선인이 내건 디지털산업진흥청에 대해 "'청'은 메인 부처 산하기관으로서 지원 사업을 전담하는 기구지 정책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거나 정책 결정권·관리감독권을 갖지는 못하는 기구"라며 "내건 공약들이 실현되려면 독자적 정책 결정이나 관리 감독이 가능한, 그 위상에 맞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도 차관급 부처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구체적으로 디지털 자산 발행, 상장·폐지 등 투자자 보호와 함께 산업 육성 등을 담당하는 장관급 전담 부처를 신설하자는 것"이라며 "지난 1994년 정보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김영삼 정부가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ICT 강국의 기반을 다진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투자적인 측면과 규제에만 초점이 맞춰진 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지금은 단순히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시대를 넘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NFT,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했다"며 "이들을 차세대 금융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한데 여전히 가상자산은 규제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와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은 가상자산 시장 규모 확대와 경쟁질서 부여를 위한 '거래소 대상 은행 실명계좌 확대 발급'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의 시행으로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만 원화거래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발급이 무산돼 '코인 마켓'으로만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거래소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방침과는 다르게 전향적인 방향성이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업계와 함께 자율규제와 타율규제에 대한 문제 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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