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중동 오일머니가 국내 게임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가 최근 국내 대형 게임사에 3조가 넘는 지분 투자에 나서 주목된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ublic Investment Fund, 이하 PIF)가 전날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주식을 56만3천566주(지분율 2.57%)를 약 2천904억원에 추가 매입해 김택진 엔씨 대표(11.9%)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PIF는 지난달에도 6회에 걸쳐 엔씨 주식을 매수해 약 8천억원 규모인 146만8천845주(6.69%) 보유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PIF는 1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해 총203만2천411주(9.26%)의 엔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PIF는 넥슨에도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지분을 투자해 4대 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PIF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식 7.09%를 매입했다. 현재까지 넥슨에 대한 PIF의 누적 투자 금액은 1천970억4천462만엔(약 2조1천68억원)에 달한다.
PIF 측은 국내 게임사 투자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 외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집권 이후 사우디 정부는 미래산업으로 석유 이외의 투자처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거액의 투자는 탈(脫) 석유를 위한 경제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IT와 게임업계를 유망 산업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PIF는 2년 전 일본 게임사 SNK를 인수한 후 지난해 미국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 아츠(EA), 일본 캡콤 등에도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5천억달러(약600조원) 규모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엔씨와 넥슨 두 게임사의 주가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성을 인정받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의 성장성을 주목해 우선 현재 낮게 형성된 가격에 빨리 사두려고 하는 목적이 1차적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부펀드는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연금 같은 안정적이면서도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보유한 펀드"라면서 "수많은 국내 기업 중 엔씨와 넥슨만을 선택한 것을 보면, 규모 있고 안정적인 회사를 찾던 중 두 회사를 투자처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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