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기업의 투자 방해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에서는 이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반도체 특별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보완입법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선인 집무실에서 전경련 허창수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 등 경제 6단체장들과 도시락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자유 시장 경제를 위한 민간 주도 탈바꿈을 공언했다.
윤 당선인은 "기업이 앞장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하는 게 나라가 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모두 발언만 공개됐다. 비공개 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위에 전달한 건의사항을 종합해볼 때 중대재해처벌법, 반도체특별법 등에 대한 수정 보완을 요청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 반도체 지원 법안이 추진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하반기에 반도체 특별법이 시행된다. 반도체 특별법은 시설 투자 시 최대 20% 까지 세액을 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세액 공제 비율이 기업들이 요구한 25~50%의 최소 수준도 되지 못하면서 업계에선 추가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에 한국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핵심 원천기술 만들어야 미래 안보에도 훨씬 튼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걸 골자로 한다. 재계에서는 이 법이 모호하고 최고경영자(CEO)에게 처벌 규정이 과도하다며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법 때문에 기업인들의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윤 당선인이 민간 주도의 투자, 탈규제 등 친기업 행보를 보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반도체 지원 법안, 중대재해법 개선 방안 등은 향후 협의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시작된 점은 기대되지만 법 개정에 난관들이 많다는 점, 윤석열 정부가 재계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등을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규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면서도 "법 개정은 정부의 의지뿐 아니라 국회의 동의도 필요하고, 정권 초기가 지나면 동력을 잃는 경우도 많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단체와 첫 오찬을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됐던 전경련이 주도하면서 다른 단체들이 '전경련 기만 살려줬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며 "각 단체와 소통하고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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