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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강제에 업계 반기 드는데…구글 따를까 '미지수'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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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방통위 처분 시 행정소송 가능성…사태 장기화될 가능성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도 구글이 여전히 사실상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정책을 고수하자 업계에서도 서서히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협·단체 차원에서 구글에 대한 신고를 단행하고, 구글의 조치에 대한 법적 유권해석을 정식으로 요청하는 등 자신들의 결제 정책을 고수하려는 구글에 대한 반발이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최근 구글의 정책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하고 법 위반 사례가 있는지 실태점검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추후 실제 법 위반 조짐이 나타날 시 사실조사를 통해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방통위와 업계의 이러한 압박에도 구글이 순순히 법을 준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구글이 방통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사진=조은수 기자]
[사진=조은수 기자]

◆출협, 방통위에 구글 신고…관련 업계, 구글에 '맞대응'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지난 8일 구글을 방통위에 신고했다.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도 구글을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출협은 구글의 앱 개발사들에 대한 결제 정책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령에 적시된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방통위에 신고서를 작성했다. 출협은 방통위가 구글에 이 같은 금지행위에 대한 중지와 시정명령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협은 이번 신고에 대해 "구글의 구체적인 위법 행위를 규명하고 그로 인한 시장에의 영향이 현실화됐음을 밝히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본 신고서를 바탕으로 디지털 출판계에서 앱 개발자들을 착취하는 구글의 부당한 거래 관행이 조속히 시정될 수 있도록 방통위의 철저한 조사와 처분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지난 1일부터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에 대한 앱 마켓 업데이트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6월 1일부터는 이 같은 앱들을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할 예정이다. 이에 앱 개발사들은 인앱결제 혹은 인앱 내 제3자결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외부링크를 통해 앱 밖에서 결제하는 것은 제한된다. 인앱결제 시 수수료 최대 30%를 구글에 내야 하며 제3자결제를 하더라도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앱 외부 결제시 이러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구글이 사실상 이를 막으며 앱 개발사들은 구글에 고율의 수수료를 납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전자책 앱 상당수는 그간 외부링크를 거쳐 웹페이지를 통해 결제를 해 왔고 이에 별도로 구글에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앱 내 결제로 제한됨에 따라 구글의 기준에 맞는 결제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설사 제3자결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제대행업체(PG)‧카드수수료 등을 고려할 시 수수료가 더 붙는 등 이전에 없던 비용이 추가된다. 당장 비용 부담이 커진 전자책 유통사들은 물론 유통사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출판사들도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앱 개발사들은 구글 인앱결제 정책 준수를 위해 이와 같은 방식의 결제 UI를 구현해야 한다. [사진=구글 블로그]
앞으로 앱 개발사들은 구글 인앱결제 정책 준수를 위해 이와 같은 방식의 결제 UI를 구현해야 한다. [사진=구글 블로그]

이에 출협이 구글을 신고하기로 하면서, 구글의 결제 정책으로 곤경에 처하게 된 웹툰·웹소설·음원 스트리밍 등 다른 디지털 콘텐츠 업계들도 구글에 대한 대응에 나설지 여부가 관심이다. 출협뿐만 아니라 앞서 인터넷기업협회도 방통위에 구글의 아웃링크 결제 제한 행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후 업계가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개별 업체들이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칼을 빼들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앱 개발사가 앱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앱 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대놓고 구글 등 앱 마켓 업체와 대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때 일부 업체들이 구글에 대해 소송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내부적으로 계획을 접었다고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 구글과 직접 상대하기는 버거운 면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코너 몰린 구글, 역으로 소송 걸 가능성도

IT업계와 학계에서는 반대로 구글이 소송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가 구글의 결제 정책에 법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실조사 후 실제 구글의 위반 사례에 대해 제재를 내리려 한다면 구글이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위반할 시 매출액의 최대 2%가 과징금으로 부과되는데, 방통위의 조치를 따를 시 구글의 전세계 '인앱결제 의무화' 기조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목적으로 소송전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올 때까지 최소 2년은 걸린다고 본다. 여기에 구글이 소송 기간 동안 방통위의 처분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할 경우 이 기간 동안 아웃링크 금지 행위에 대한 방통위의 처분은 유예된다. 결과적으로 앱 개발사들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유사한 앱 마켓 규제가 추진되는 만큼 구글 입장에서는 결국 방통위의 처분에 대해 반기를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송전에 들어가 시간을 벌면서 그 기간 동안 국내 대형 업체들과 물밑에서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시 앞으로 기존보다 복잡하고 세분화된 방향으로 이익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칫 업계의 대응이 파편화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회, '구글 갑질 방지법' 실효성 높이는 방안 논의

이러한 가운데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령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제재 수준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사실조사 불응 시 부과하는 과태료 최대치(현재 5천만원) 상향 및 사실조사 과정에서 자료제출 2회 이상 거부 시 부과하는 이행강제금(현재 매일 일평균 매출의 0.1~0.2% 수준) 액수를 높이는 방안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징금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의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은 국회가 아닌 부처 소관"이라며 "다만 (구글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빠르게 조사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주고 있고 이 과정에서 시행령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시행령 개정까지도 검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이렇듯 방통위의 구글에 대한 조속한 대응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나란히 성명서를 내고 구글의 법 준수와 방통위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정민 의원은 "법 시행 초기인 만큼 실효성 확보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 방통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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