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오는 2026년까지 연 매출 15조원 고지를 넘어서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연 매출 6조원을 최초로 돌파한 네이버는 5년 만에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바탕으로 일본·북미·유럽 등을 중점에 두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사업 개척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우선 올해 안에 사내독립법인(CIC)을 한두곳 더 만든다. 현재 클로바CIC·글레이스CIC 8개의 CIC 체제인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최수연 대표 직속으로 메타버스 신사업 태스크포스(TF)도 구축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전념한다.
◆네이버 '글로벌 3.0' 시대 개막…구글·아마존 등과 어깨 나란히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3일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3.0' 개막을 공표했다. 네이버가 지난 2013년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 등에서 성공을 거뒀던 글로벌 1.0, 스노우·제페토·웹툰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던 글로벌 2.0을 거쳐 여러 사업 분야에서 일본·북미·유럽 등을 중심으로 다방면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글로벌 3.0'을 개시한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팀 네이버가 그간 구축해 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기술 리더십, 국내에서 다진 여러 파트너십을 통해 '멀티플'로 성장해야 하는 단계가 왔다고 본다"며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 것이며 이를 통해 5년 내에 글로벌 10억명의 사용자를 만드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10억명의 이용자를 가진 기업들로는 구글, 아마존, 메타, 텐센트 등이 있는데 이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이자 제가 그리고 있는 네이버의 미래"라며 "매출 규모나 시가총액, 글로벌 매출 비중도 자연스럽게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를 토대로 2026년까지 연 매출 15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함께 참석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는 매 3~5년 주기마다 매출을 2배 이상씩 성장시켜 왔으며 지난 20년 동안 5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매출을 2배 이상 높이는 회사는 아마존 등 극히 일부"라며 "지난해 매출 6조8천억원을 달성했는데 5년 주기로 매출을 성장시켜 연 1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주가 역시 지난해 70여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을 5년 뒤까지 15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사업을 이끌 핵심으로는 우선 콘텐츠를 꼽았다. 이미 글로벌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웹툰·웹소설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최 대표는 "가장 큰 중점을 두고 볼 글로벌 사업은 당분간은 웹툰과 웹소설일 것 같다"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를 다방면으로 확장하는 체계를 갖췄다.
꼭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적 강점들을 토대로 전반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김 CFO는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플랫폼, 네이버페이 등 세 축으로 구성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여기에 웹툰이나 블로그 등을 비롯한 다양한 창작자 플랫폼을 구축해 네이버 본연의 커뮤니티로 연결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B2B 솔루션을 대외적으로 제공하면서 저희 기술력을 사회에 제공하는 단계에 왔다"고 언급했다. 이들 축을 토대로 네이버의 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각 지역에 최적화된 형태로 사업을 접목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전 대표인 한성숙 유럽 사업개발 대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GIO의 경우 글로벌 파트너십을 위해 유망 업체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물론 장기적 안목에서 네이버의 비전에 맞는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그간 네이버가 투자해 온 유럽의 버티컬커머스 플랫폼과 관련해 네이버와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한다. 네이버 사업 중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고 성장 동력이 가파른 커머스와 콘텐츠 분야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김 CFO는 "유럽과 북미가 해당 분야에서 선진적이고 발전이 빠른데 이들 시장 위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네이버는 2조원 이상에 달하는 다양한 투자를 했는데 앞으로도 과감하게 새로운 성장을 위한 M&A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연내 CIC 1~2개 추가 설립…네이버만의 '커뮤니티 메타버스'도 공개
이처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네이버는 상시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빠르게 변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의 사내독립회사(CIC) 체제를 유지하면서 연내 1~2개 정도의 CIC를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CIC나 사업부가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신사업 분야는 대표 직속의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살필 예정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안에 CIC를 설립하고 CIC가 사업의 독립적 단위가 되면 자회사로 분리하며, 그 이후에는 글로벌 기업에 필요하다고 하면 상장이라든지 파트너십 전략을 취한다는 기본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CIC 체제에서는 신사업 발굴이나 신사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메타버스 등의 분야는 대표 직속 조직이 설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의 경우 네이버만의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통해 향후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경쟁력을 보유해 온 '커뮤니티' 서비스가 바로 메타버스의 본질"이라며 "카페, 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이며 이에 대해 가장 깊고 넓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를 시작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이 같은 방식의 메타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에 많은 이용자들이 모이고 있기에 네이버 앱을 기본으로 메타버스와 커뮤니티 기술 등을 붙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트렌드 속에서도 결국 사람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주목할 것으로 봤고, 이런 맥락에서 함께 모이고 소통하는 활동을 할 것으로 봤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비롯한 다방면의 메타버스 서비스도 예고했다. 제페토의 경우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의 접목 가능성을 언급했고, 앞으로 게임과 메타버스, 가상현실(VR) 등의 분야에도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네이버제트와 슈퍼캣 간 합작법인에서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젭'에 대해서는 제페토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는 향후 VR 등을 접목해 현실과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실감성이 높은 메타버스 플랫폼도 내놓겠다는 목표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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