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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길들이기" VS "민주적 통제"…여야, '검수완박' 7시간 필리버스터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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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힘 의원 4인, 자정까지 무제한 토론 설전

권성동 "檢 껍데기만 남겨"…김종민 "모든 수사는 통제 받아야"

김웅 "약자에 불리한 법"…안민석, 故 김재윤 거론하며 '울컥'

오는 30일 검찰청법 처리… 野 일부 요청, 법안에 반영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수사권 축소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한 후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개시했지만,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을 종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적용해 28일 자정이 되자 7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산회를 선포했다.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수사권 축소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한 후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개시했지만,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을 종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적용해 28일 자정이 되자 7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산회를 선포했다.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처리를 놓고 약 7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결을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약 2시간), 김종민 민주당 의원(1시간 15분), 김웅 국민의힘 의원(2시간 50분), 안민석 의원(약 40분)이 이어간 설전은 이날 자정께를 기해 종료됐다. 민주당 의원들의 주도로 4월 임시회 회기를 이날 자정까지로 변경하는 의사일정 변경안이 앞서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토론을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여야 의원 4인은 각자의 논리를 토로하며 검수완박 에 대한 찬반을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시작된 5시 이후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검수완박이 진짜 검찰개혁이라면 5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군사작전 하듯 통과시키는 거냐"고 반문하며 "정권이 교체되면서 검찰 길들이기가 실패하니까 이제는 검찰을 껍데기만 남기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됐던 '검수완박' 법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됐던 '검수완박' 법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또한 "3년 전 패스트트랙으로 졸속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국민은 (수사권 조정의) 문제점을 시정하지 않고 더 큰 해악을 부를 수 있는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검수완박 반대의 정당함을 피력했다.

그는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강조하며 "검수완박 악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한민국 국회와 헌정의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의당 의원들에게 법안 저지를 위한 연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다음 순서로 단상에 오른 김종민 의원은 "브레이크와 통제 없는 검찰 수사 권력이 검찰의 현주소다. 검찰 수사도 통제받아야 한다"며 검수완박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제받지 않는 수사는 개인의 선의와 관계없이 타락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국민의 절반이 '나쁜 놈'이라고 하는 공직이 있느냐. 대한민국 절반이 갈라져 비토하고 탄핵하는 공직(검찰)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법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법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그러면서 "이 문제의 본질은 딱 한 가지다. 모든 수사는 민주적으로 통제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구속이 두려워 (검수완박을) 추진한다는 것도 가짜뉴스다. 이 법을 갖고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닌 데다 정권이 하고 싶다고 몇십 명씩 잡아 가둘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검수완박 이후 사법개혁특위를 통해 여야가 추가적인 개혁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김종민 의원에 이어 저녁 8시 30분께 토론을 시작한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이 힘없고 권리 주장을 못하는 장애인, 아동 그리고 극빈층에게 불리한 법이라고 설명하며 재심 전문가인 박준영 변호사와 장애인·성폭력 사건 전문가인 김예원 변호사도 이 법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공직자·선거범죄 수사 관련 문제에 대해 "검수완박은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산자부 원전 비리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을 향해 "민생은 아예 관심도 없고 이런 범죄 은닉에 몰두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수사권 축소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네번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중 동료의원이었던 "고 김재윤 의원이 정치검찰 기획수사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수사권 축소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네번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중 동료의원이었던 "고 김재윤 의원이 정치검찰 기획수사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마지막 토론 주자로 나선 안민석 의원은 과거 자신이 최순실-정유라 사태 관련 폭로로 박근혜 정부의 하명수사를 받은 경험과 함께 검찰 수사와 옥고를 치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안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국회는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오는 30일 임시회 소집을 결정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때의 법안은 다음 회기에 자동 상정되며, 이날 필리버스터를 이유로 처리되지 못한 검찰청법 개정안(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은 다음 임시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같은 방식으로 내달 3일 임시회를 열어 또 다른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도중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의식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건 완화 등 국민의힘 측 주장을 반영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다시 제출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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