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 알고리즘 몰래 바꾼 적 없다"…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와 진실 공방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억울함을 표했다.

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4월~5월에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지난해 10월 경기도 분당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현장 조사 진행 과정에서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한 정황과 진술 등을 내부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차에 영향을 미치는 택시 콜 수락률과 운행패턴 등 알고리즘 변수를 일부 변경해 당시 제기된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과 공정위 조사를 피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위는 본사 현장조사 후 카카오 측에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격)을 발송한 상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해당 시점에는 배차 로직을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배차 로직 변경은 서비스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급하게 개발해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2020년 3-4월경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이 도입된 바 있으나, 이는 2019년부터 장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공정위 조사가 임박한 시점은 전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배차 시스템 내에서 고려하는 수요·공급 현황, 수락률 등의 주요 인자 역시 기존 배차 시스템에서도 고려해온 요소"라며 "따라서 지난해 조사에 대비해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의혹을 피하고자 알고리즘을 몰래 바꿨다는 주장에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회사 측은 "전 세계의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알고리즘을 지속 개선하고 있지만, 알고리즘 변경 사실이나 상세 내용을 미리 외부에 공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며 "이를 두고 '몰래' '특정한 의도를 갖고' 배차 로직을 변경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 공개는 기업의 핵심 기술 자산을 노출할 뿐 아니라, 플랫폼 참여자의 어뷰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음에도 당사는 언론, 국회, 정부 기관 자료 제출 등을 통해 택시 배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와 적용 사례를 설명해왔다"라며 "올해 4월에는 이례적으로 택시 배차 시스템의 상세 원리와 구조를 전격 공개하여 소통의 투명성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알리지 않았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법은 알고리즘의 내용 공개나, 변경에 대한 고지의무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라며 "알고리즘 변경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견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플랫폼 산업에 대해 창의적인 활동을 차세대 성장동력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며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여 안타깝다"라며 "전 세계 유수의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고,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규제를 위한 기준이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의견서를 전달 받은 뒤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