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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멘트업계의 폐기물 처리, 문제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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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도 한림대학교 기후변화·에너지연구센터 교수

김승도 한림대학교 기후변화·에너지연구센터 교수
김승도 한림대학교 기후변화·에너지연구센터 교수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산업부문의 주요 감축수단으로 시멘트 산업에서의 폐합성수지 등의 폐기물 연료 및 원료 전환을 꼽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시멘트 업계에서 지속해서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한 시멘트 소성로는 1천500℃ 이상의 고온으로 폐기물을 완전 연소시켜 오염물질을 발생하지 않는다고 시멘트업계는 홍보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만 본다면 시멘트 산업의 폐기물 사용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며, 시멘트 소성로를 폐기물 처리시설로 운영하고, 기존의 폐기물 소각시설은 폐쇄함이 타당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하고, 질소산화물, 중금속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과다 배출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은 감추어져 있다. 시멘트 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이므로 그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지만, 면죄부는 줄 수 없다.

첫째, 시멘트 산업에서 폐합성수지 등의 폐기물 연료 및 원료 사용이 과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시멘트 소성로의 온실가스 산정지침에 따르면 시멘트 소성로의 기존 연료인 유연탄을 1kg 사용하는 경우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기준 2.27kg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타이어와 폐고무를 소성로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더 나오지만, 폐합성수지는 1kg 소각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2.15kg을 배출하는 것으로 유연탄을 사용하는 것보다 다소 낮게 나온다.

반면에 소각로의 온실가스 산정지침에 따르면 폐합성수지는 2.35kg으로 오히려 폐합성수지를 소성로 연료로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더 나온다. 그러므로 폐합성수지를 시멘트 소성로의 대체 연료로 사용함이 온실가스 배출이 과연 줄어들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폐목재를 소성로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온실가스 배출이 확실히 적다고 할 수 있다.

폐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은 낮으나, 발열량이 낮으므로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고, 미세먼지 발생이 높은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시멘트 산업에서 폐기물 연료 사용을 주요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멘트 업계가 플라스틱 등 물질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까지 연료로 사용하여 폐기물의 지속가능한 관리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둘째, 시멘트 산업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함이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은가라는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시멘트 업종에서의 폐기물 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시멘트 업종은 폐기물의 에너지 재활용시설로 분류되어 있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이 소각시설보다 상당히 완화되어 있다. 시멘트 소성로에 완화된 기준 적용으로 인해 소성로의 배가스 후처리 설비가 소각로보다 훨씬 빈약하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다.

폐기물 소각전문업계에 비해 먼지는 14.8배, 질소산화물은 무려 28.9배나 높아 폐기물 소각전문업계에 비해 대기오염물질 관리가 부실하다. 그러므로 시멘트 업계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한다면 기존의 폐기물 소각업계에서 적용하고 있는 관리기준을 그대로 적용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사용은 환경개선과 탄소중립에 올바로 기여 할 수 있을까? 시멘트 소성로의 폐기물 연료 사용은 폐기물 에너지화라는 명분으로 안전한 대기오염물질 관리마저도 덮어 버렸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는 시멘트 업계의 논리가 과대 포장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림대학교 기후변화·에너지연구센터 김승도 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김승도 교수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위스콘신-메디슨 대학교에서 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한 환경전문가로 한림대학교 기후변화·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인증위원회 민간위원과 환경부 폐자원에너지특성화대학원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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