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해외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와 신공장 준공에 나서고 있는 만큼 투자 속도를 점차 높이고 있지만, 장비 수급난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동안 시설 투자금액이 7조9천22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DS) 부문은 6조6천599억원,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7천74억원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첨단공정 증설, 인프라 투자 등에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디스플레이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7천3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메모리는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평택 제3공장(P3) 인프라 투자와 화성·평택·시안 공정전환을 중심으로 시설투자가 집행됐다.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는 5나노 이하 첨단공정 개발과 생산능력 구축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의 올해 1분기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8조4828억원에 비해 약 1조8천억원 줄었다. 반도체 장비 공급난 영향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 전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12개월 정도였지만, 최근 18개월을 넘어가며 최대 24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투자는 주문 후 생산라인에 장비가 완전히 설치됐을 때 투자비가 집행된다.
삼성전자 측은 장비 도입 시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적정 수준의 인프라와 선단기술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장비 도입 리드 타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동안 반도체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설투자비는 작년 동기간(4조3천510억원) 대비 다소 늘었다. 올해 1분기 시설투자비는 4조6천930억원으로, 반도체 장비 등 생산능력 증가를 위한 보완 투자의 성격이 짙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장비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며 "특히 1a ㎚(나노미터)나 176단 낸드와 같은 최신 기술의 생산능력을 높이는 데 있어 현실적인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메모리 회사에서 연간 시설투자의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 집행되고, 집행된 투자를 통해 연간 비트그로스(bit Growth, 메모리 최소 단위인 비트(Bit)의 성장률로, 메모리 사업의 성장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달성하는 형태"라며 "상반기 투자가 (장비 수급난으로) 일부 지장 받으면서 연간 계획했던 생산 비트그로스가 소폭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여 생산성 향상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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