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을 가장 먼저 찾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손님 맞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국내 반도체 공장을 찾는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리허설까지 진행하며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기 위한 리허설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평택 공장을 찾는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전용 헬기를 타고 평택으로 이동해 3공장(P3) 위주로 둘러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직접 생산시설을 소개하고 한·미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방문에 앞서 미국 정부 측에서도 이미 평택 공장을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공장은 최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으로, 총 부지 면적이 289만㎡(87만5천 평)에 이른다.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0만㎡)과 비슷하며, 축구장으로 환산하면 축구장 약 400개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015년 5월 착공해 2017년 7월 첫 생산라인(P1)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P2는 2020년 가동에 들어갔고 P3이 2020년 4월 착공해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P3는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규모만 축구장 면적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7년 7월 방한 당시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헬기를 타고 지나가며 삼성 반도체 공장을 본 후 방대한 규모에 놀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같은 경로로 이동하다 수분간 상공에서 평택컴퍼스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일 오후 한국에 입국한 직후 바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시설을 둘러본 뒤 간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날 일정에는 미국의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공장을 둘러보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첨단산업에 있어 양국의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등 삼성전자가 당면한 각종 경제현안 등을 언급하며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평택 반도체 공장에 방문키로 한 20일에 이 부회장의 재판이 겹친다는 점에서 동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를 병행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본인은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내일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일정을 두고 논의를 할 것 같다"며 "재판부에서도 이번 행사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일정에 불참할 일은 없을 듯 하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외빈 초청 만찬에 잇따라 참석했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 만찬에도 국내 6대 경제단체장들,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만찬에서 기업인들이 양국 정부 관계자와 자연스럽게 경제 및 산업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등 양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듯 하다"며 "이 부회장은 바이든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더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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