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울상짓고 있다. 공급망 붕괴에 수요까지 줄어들며 목표 생산량 조정에 속속 나서고 있어서다.
19일 일본 경제 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는 최근 협력사들에게 연간 목표치를 기존 2억 대에서 1억6천만~1억8천만 대로 낮출 것이라고 통보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1억9천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전 세계 3위에 오른 한편, 삼성전자·애플을 넘어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중국의 도시 봉쇄 여파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자료에서도 샤오미의 1분기 출하량은 3천900만 대로, 19.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점유율도 12.4%에 그쳤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샤오미는 중국 정부의 폐쇄 정책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제조·물류 중단의 위험에 직면해있다"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체 출하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상하이, 베이징 일부지역, 선전,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올 초부터 전면봉쇄를 단행했다. 상하이 시의 경우 봉쇄된지는 이미 7주째로, 다음달 1일께 봉쇄령 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봉쇄 여파로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애플은 제품을 생산했더라도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직원들의 출퇴근이 막힌 탓에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어왔다.
실제로 애플의 최대 아이폰 위탁업체인 폭스콘은 선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페가트론과 콤팔도 방역 강화로 인해 쿤산의 공장 가동을 한때 멈췄다. 이에 애플의 2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비보와 오포 역시 분위기가 비슷했다. 1분기 동안 오포는 2천980만 대(9.5%), 비보는 2천540만 대(8.1%)를 출하했다. 이들 업체의 출하량은 각각 29.2%, 31.2% 급감했다.
이에 비보와 오포는 소매점을 중심으로 재고가 크게 늘어나자 2~3분기의 주문량을 약 20%가량 줄이겠다고 최근 공급업체들에게 통보했다. 특히 비보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수요 감소를 고려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부 중저가 모델에 들어가는 주요 사양을 업데이트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전달했다.
반면 중국 생산 비중이 낮은 삼성전자는 1분기 동안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스트래타지애널리틱스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3.8%로, 최근 5년새 가장 높았다. 출하량은 7천500만 대로, 1분기만에 애플이 차지했던 왕좌를 빼았았다. 같은 기간 애플의 출하량은 5천700만 대다.
이는 삼성전자가 한국,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데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0.7~0.8%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가 부품사와 장기 공급계약 체결, 항공·해운 물류의 탄력적 운영으로 공급망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한 것도 주효했다. 이 같은 움직임 덕분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작년보다 소폭 오른 2억7천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올해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업계에선 구글의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픽셀 6A'를 공개한 데 이어 올 가을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픽셀7' 시리즈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공급업체에는 올해 1천만 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출하량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 아너도 올해 해외 진출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인 만큼 다른 중국 업체들과 달리 출하량 목표를 수정하지 않았다. 아너의 올해 목표치는 7천만~8천만 대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가 코로나19 봉쇄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출하량이 약 2억 대 감소할 것으로 봤다"며 "이에 맞춰 애플은 '아이폰SE' 주문을 200만 대 줄였고, 상하이 봉쇄령 이후에는 몇 백만 대 더 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중국의 봉쇄령이 올해 스마트폰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세 가지 요소라고 볼 때 삼성전자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2가지 요소만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며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약화되고 있고, 유럽과 북미 고객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보다는 삼성이나 구글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삼성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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