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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재용, 20일 재판 불출석…평택서 바이든·尹 직접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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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이재용 없이 재판 진행…이재용, '잠행 모드' 깨고 현장경영 재개 시동

[아이뉴스24 장유미,민혜정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일정인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이 부회장의 재판이 잡혀 있지만, 재판부가 이 부회장 없이 이를 진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20일 예정된 재판에 불출석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를 병행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본인은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이 재판을 진행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재판은 연기하지 않는 대신 이 부회장의 불출석 사유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맞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재판부는 "내일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이재용 피고인은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부에서도 이번 행사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이 같이 결정한 듯 하다"며 "이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직접 공장을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화상회의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화상회의 [사진=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일 오후 한국에 입국한 직후 바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시설을 둘러본 뒤 간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날 일정에는 미국의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공장을 둘러보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첨단산업에 있어 양국의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자리를 함께해 경제 기술 동맹 협력 확대 의지를 표명한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등 삼성전자가 당면한 각종 경제현안 등을 언급하며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용산이 아닌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첫 일정으로 택한 것은 한미가 '반도체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자국 내 제조시설 확충을 추진해왔다는 점도 주효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연대' 성격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전환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미국으로서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한국은 대만과 함께 미국의 주요 반도체 공급처이자 파트너지만, 한국 역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의 45% 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양국의 협력이 더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또 바이든 대통령의 움직임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미국이 더 주도권을 가지는 한편, 삼성전자 측에 미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달라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회의를 소집, 웨이퍼를 직접 손에 들고 대미 투자를 독려한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이후 같은해 5월 한미정상회담 개최 전날 반도체 회의에도 삼성전자를 포함시킨 한편,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공급망 대책회의에도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를 참석 대상에 넣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상태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삼성이 2공장 착공 일정을 구체화할 수 있을 듯 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현장 행보는 미 의회에 반도체 등 핵심 산업분야 투자를 위한 혁신법안 처리를 촉구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외빈 초청 만찬에 잇따라 참석했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 만찬에도 국내 6대 경제단체장,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만찬에서 기업인들이 양국 정부 관계자와 자연스럽게 경제 및 산업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등 양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듯 하다"며 "이 부회장은 바이든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더 적극 대응하는 한편, 현장 경영에 본격 재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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