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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7년간 日·中 항로 해상운임 담합한 컨테이너 선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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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항로 15개 선사 과징금 총 800억원…한-중 항로 27개 선사 시정명령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외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이 지난 17년간 한-일, 한-중 항로에서 해상운임을 담합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선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800억원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7년간 한-일, 한-중 항로에서 해상운임 담합한 컨테이너 선사들을 절발해 과징금 총 800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17년간 한-일, 한-중 항로에서 해상운임 담합한 컨테이너 선사들을 절발해 과징금 총 800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9일 한-일 항로에서 지난 2003년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총 76차례 운임을 합의한 15개 선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800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중 항로에서 2002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68차례 운임을 합의한 27개 선사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선사들은 약 17년간 기본운임의 최저수준, 각종 부대운임 도입 및 인상, 대형화주에 대한 투찰가 등 제반 운임에 대해 합의해 실행해 왔다.

한 예로, 한-일 항로에서 선사들은 합의 실행으로 2008년 한해에만 비용절감(120억원)과 추가 부대비 징수(500억원)를 통해 620억원의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선사들은 운임 합의 실행을 위해 다른 선사들의 화물을 서로 침탈하지 않기로 하고, 기존 자신의 거래처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거래 선사 보호'를 합의해 운임경쟁을 제한했다.

나아가 합의 운임을 수용하지 않거나 담합에 참여하지 않는 컨테이너선을 이용하는 화주 등에 대해서는 컨테이너 입고금지, 예약취소 등 공동으로 선적을 거부해 합의 운임을 수용하게끔 사실상 강제했다.

특히 이들 선사는 운임 합의 실행여부 감시 목적으로 중립감시기구, 중립관리제, 실태조사, 거래현황 점검 등의 이름으로 자체 감사를 실시해 위반 선사들에게 벌과금을 부과하는 등 감시를 조직화해 운영했다.

아울러 선사들은 자신들의 운임 담합과 기거래 선사 보호, 선적 거부 등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공동 행위를 은폐했다.

공정거래법에 문제가 되는 회의록과 최저운임, 투찰가 결정 내역 등을 대외비로 관리하고, 관련된 대형화주의 이름을 머리글자(이니셜)로 처리했다. 또 주고받은 이메일 등 담합의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은 삭제하도록 해 증거를 인멸하는 등 전형적인 담합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한근협)과 황해정기선사협의회(황정협) 등 사업자단체도 운임 합의를 위한 회의롤 소집하고, 합의된 운임을 준수할 것을 독려하는 등 담합 행위에 적극 가담했다.

이에 공정위는 한-일 항로의 한근협에 대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4천400만원을 부과했다. 한-중 항로의 황정협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일 항로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 [표=공정거래위원회]
한-일 항로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 [표=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한-동남아 항로에서의 운임 담합 행위를 제재한 데 이어 한-일, 한-중 항로에서 17년간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운임 담합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그동안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 불법적으로 이뤄진 선사들의 운임 담합 관행이 타파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해운당국의 공동행위 관리가 강화돼 수출입 화주들의 피해가 예방될 수 있도록 해수부와 긴밀히 협력해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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