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내년에도 올해처럼 400억 달러(약 51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TSMC는 이를 대만, 일본의 반도체 공장 건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유럽 생산기지 건설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시설투자에 4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책정할 예정이다.
TSMC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3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5나노, 7나노 및 차세대 2나노 기술을 포함한 첨단 공정 기술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400억~4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다"며 "내년에도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TSMC 경쟁사이자 세계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보다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3조원을, 올해도 50조원 안팎을 투자할 전망이다. TSMC가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2.1%로 1위를 기록 중이며 삼성전자는 18.3%로 2위다.
TSMC는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둔다고 자신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TSMC는 시설투자에 620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이 기간 동안 매출이 48%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TSMC는 투자를 확대해도 유럽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텔이 유럽에 10년간 11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업계에선 TSMC도 유럽 자동차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이나 이탈리아에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류더인 회장은 "유럽에 공장을 건설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미국이나 일본에는 공장을 세울만한 수요가 있지만 유럽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TSMC는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도시 봉쇄령 영향으로 휴대폰·PC용 반도체 수요는 감소했지만 이는 전기차용 반도체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더인 회장은 "스마트폰이나 PC용 반도체 수요는 감소했다"면서도 "전기차용 수요는 공급 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20%였는데 올해는 30%로 본다"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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