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기업의 지불능력,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 주요 결정기준들에 대한 각 항목별 검토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해진 이상 내년 최저임금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이를 고려할 때 기업 지불능력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5.3%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근로자가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업종별 1인당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숙박음식점업은 제조업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또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소상공인의 평균 영업이익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1천9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최저임금 심의에는 최저임금 정책 대상의 생계비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소득층 생계비까지 포함된 전체 평균 생계비가 아닌 최저임금의 정책 대상이 되는 중위수 대비 60% 수준의 생계비를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 약 182만원(209시간 기준)은 최저임금 정책 대상인 저임금 비혼 단신근로자의 생계비를 이미 넘어, 전체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중위값 약 197만원의 90%를 상회하는 만큼 생계비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요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의 물가인상은 부담되는 측면이 있으나 최근 5년간(2018~2022년) 최저임금 인상률(41.6%)이 동기간 물가인상률(9.7%)의 4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18~2019년 당시 물가상승률이 각각 1.5%, 0.4%에 불과했지만 최저임금은 각각 16.4%, 10.9% 인상된 바 있다.
경총은 물론 이같은 생계비가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임금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 복지제도 확대 등 다각도의 정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사근로자 임금 기준으로 봐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적정수준의 상한선이라 할 수 있는 중위임금 대비 6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21년 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44.6%인 반면 동기간 1인당 노동생산성은 4.3%(시간당 노동생산성은 11.5%) 증가하는 데 그쳐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요인 역시 없었다.
아울러 경총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 제도가 소득분배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득분배를 목적으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큰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코로나19의 여파와 최근의 복합적인 경제위기에 더해 우리 노동시장에서 2018~2019년 최저임금 고율인상의 충격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사용자위원 최초안은 9명의 사용자위원이 최종 논의해 곧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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