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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그룹의 글로벌 CDMO시장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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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를 만들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꾸준히 변화를 강조했다. 이는 어딘가 모르게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과 닮았다.

1993년 삼성 내부는 긴장감이 없고 '자신이 최고'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위기감을 느끼고 비상경영회의를 통해 변화를 촉구했다. "5년간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그래도 회사의 변화가 없으면 그만두겠다"라며 초강수를 둔 것이다. 그는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봐라"라고 주문했고 그날의 '신경영 선언'은 현재의 삼성을 있게 한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롯데도 그간 비슷한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유통산업 부동의 1위였던 롯데는 '순혈주의' 등 여러 전통으로 변화에 무심했고 이커머스 사업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는 늘 한발 늦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뒤늦게 뛰어든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습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습 [사진=롯데그룹]

이런 롯데가 완전히 변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주문 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골몰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운용사와 한샘을 공동 인수했고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도 1천80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올랐다. 롯데는 모빌리티, 바이오, 메타버스를 3대 신사업 축으로 설정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으로 고려하라"는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바이오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는 먼저 약 2천52억원을 투자,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서다.

또한 롯데 바이오 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로직스나 셀트리온처럼 국내에 최대 1조원을 투자해 CDMO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원직 롯데바이로직스 대표는 "향후 8천억~1조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나 충북 오송 등에 생산기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CDMO 시장은 관련 분야에 진출한 회사가 급격히 늘어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전 세계 CDMO 업체를 약 600곳으로 추산한다. 최근 10여년 새 제약산업의 무게 중심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동한 뒤로 바이오 CDMO 영역에서 신규 업체의 데뷔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CDMO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품질 신뢰도 ▲대량 생산능력 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CDMO 수주를 위해 ▲ 바이오리액터(배양설비) 구비 ▲유전자 발현 기술 ▲미생물 발효 ▲동물세포 배양 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높은 수율로 고농도 항체를 생산할 수 있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롯데는 이를 위해 미국 바이오 생산공장을 인수했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한번 위탁생산을 맡기면 오랫동안 거래를 하는 시장 관행도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DMO는 한번 생산을 맡기게 되면 생산처를 바꾸는 게 어려워서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지를 변경할 때 허가절차 등 약 2년간의 추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해당 업체가 의약품 허가 전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티팜처럼 특정 생산기술을 고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식도 있지만 롯데그룹은 대규모 수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가 단기간에 얼마나 회사를 키울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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