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 54세 생일을 법정에서 보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11박12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닷새만에 재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생일도 옥중에서도 보냈는데 1년이 지나도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23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5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도 공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으로 지난 10일과 16일 공판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매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이 열리면서 일주일에 1~2차례 법원에 출석에 재판을 받고 있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날 만 54세 생일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생일을 올해는 법원에서 지난해에는 서울구치소에서 보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건에 대해 사면을 받더라도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은 계속 받아야 한다. 법조계에선 이 재판이 3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법리스크 굴레에 갇혀 있는 셈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적법성, 삼성의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관여 정도를 놓고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다. 증인으론 당시 미전실 자금파트 간부였던 김 모씨가 출석했다.
검찰은 "증인이 부하 직원 최 모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면 지배구조 이슈로 실적 대비 과도하게 고평가 된 주가 자료를 찾으라고 했다"고 "증인이 지시했냐"고 물었다. 김 씨는 "시킨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미전실 자금파트 최 씨는 2015년 1월2일 삼성SDS, 제일모직, SK, SK C&C 주가를 비교하는 자료를 만들었다"며 "2015년 예상이익, 주가, 시가총액, 시총 순위 등을 비교하지 않았냐"고 질의했다. 김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은 "제일모직 주가가 지배구조 이슈로 고평가 됐다고 분석 중이었냐"고 물었다.
김 씨는 "이건 최 씨 밑에서 일하는 대리가 시장의 평가를 정리해 보고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014년 12월1일 증인이 최 씨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추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슈 사항을 정리해서 보고 받은 것 같다"며 "합병을 추진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이슈를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냐"고 물었다.
김 씨는 "합병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물어 본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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