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친환경'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뉴LG'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본격 나선다. 특히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Clean Tech) 분야에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함으로써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9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상반기 전략보고회에서 계열사 경영진들과 최근 석유화학 사업을 논의하던 중 '클린테크' 관련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경제 체계 구축 등과 같이 기업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로, LG는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 저감 기술 강화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클린테크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것에 공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도전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클린테크 중심의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이미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여기에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역량을 강화한다면, 급성장하는 친환경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는 물론, 협력회사, 물류 과정 등 제품 수명주기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환경 규제가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친환경 클린테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탄소 저감을 고민하는 고객사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도 클린테크 분야가 LG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일선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경영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관련 분야의 임직원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화학 R&D 연구소를 방문해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전략을 살피고, 클린테크 분야 연구에 매진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구 회장은 현장에 전시돼 있는 바이오 원료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임직원들에게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며 소통했다. 또 클린테크 분야의 투자 계획과 R&D 인력 현황을 점검하며 지주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살폈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기술 인재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같이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구 회장은 바이오 소재, 폐배터리·폐플라스틱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미국 곡물기업인 ADM사와 합작법인(JV)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천 톤 규모의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또 LG화학 대산공장에 바이오 원료 생산시설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시설을 신설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LG화학은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 '켐코'와 전구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폐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금속을 전구체 생산에 활용하기로 하는 등 배터리 생산부터 폐배터리 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순환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LG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 개발 역량도 빠르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흰색' 플라스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데 이어 투명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착수하며 급증하는 고객사들의 친환경 소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또 탄소 저감 기술 분야에선 지난 20일 충남 대산의 나프타 분해 센터(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이용해 연 5만 톤 규모의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클린테크 분야에서 고객사에게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업, 지분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해 탐색할 계획"이라며 "지난 28일 열린 ESG위원회를 통해 ESG 추진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기로 한 만큼, 올 하반기에 중장기 탄소 감축 전략, 해외 탄소 감축 사업 개발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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