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 실적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가전과 TV 사업부가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 둔화 속에도 매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19조4천720억원, 영업이익 7천917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19조5천226억원, 영업이익 8천392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선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은 7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4천억원 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보다 약 1조원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천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8.2%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 4.6%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0.5%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HE사업본부 매출은 3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은 200억원 초반대로 관측된다. 전년보다 매출은 소폭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큰 폭 떨어진 수치다.
업계에선 지난해 펜트업(pent up·보복소비) 효과로 인해 가전과 TV 시장이 뜻밖의 호황을 누렸지만, 올 들어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879만4천 대로, 전년 대비 474만3천 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옴디아는 지난 3월 연간 TV 출하량이 2억1천163만9천 대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더욱 낮췄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TV는 펜트업 소비가 꺾였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현상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돼 시장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원재료비, 물류비 등은 상승하면서 2분기 HE사업본부의 수익성은 매우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TV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소비 심리가 나빠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은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좋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더불어 주택 지표가 부진하다"며 "이에 따라 가전 수요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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