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달 초 법원의 하계 휴정으로 2주간 재판에서 '자유로운 몸'이 되면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 여름 휴가 동안 누구와 함께 했는지 직접 공개했다.
이 부회장은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방문해 DX부문 MZ(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휴가들은 다녀오셨냐"며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이후 한 직원은 "사실 오늘 휴가여서 친구들은 이미 양양으로 먼저 떠났다"며 "친구들에게 '부회장님 만나고 가야 한다.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말한 후 지금 이 자리에 왔다"고 답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 부회장도 "올해 여름 휴가를 제대로 보냈다"며 "평생 처음 어머니(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랑 단둘이 5박 6일간 휴가를 보냈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당초 재계는 이 부회장이 법원의 2주간 하계 휴정기 동안 해외 경영 활동을 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재판부 사정으로 다음 공판 기일까지 9일 간의 여유가 생기자 이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로 중동 출장을 다녀왔던 적이 있어서다. 또 지난 6월 11박 12일 간의 유럽 출장을 다녀온 만큼 일본, 미국 등의 행보가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 12일 '광복절 특사'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올해는 조용히 국내에서 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간담회에선 한 직원이 휴가 기간 동안 어머니와 싸우지 않았냐는 질문도 던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안싸웠고, 하루는 방콕(집에만 있었다)했다"며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도 봤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께서 잔소리를 많이 하시냐', '비타민 많이 챙겨드시냐'는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80세가 다 된 노인이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마라'고 말씀을 자주 하신다"며 "비타민C는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이 부회장은 이날 참석한 MZ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손소독제를 직접 짜주고 악수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는 지에 대해 물어보며 자신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는 점도 서슴없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DX 직원들과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혁신적 조직문화 확산 방안,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사항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도 제품·서비스 기획,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의 20·30대 직원들이 직접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이 부회장은 VD사업부 경영진과도 회의를 갖고 TV·서비스 사업 현황 및 미래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반도체와 VD사업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다른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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