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내야수)에게 인천 SSG 랜더스필드는 의미있는 곳이다.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던 시절인 문학구장(현 SSG 랜더스필드)에서 이대호는 KBO리그 개인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프로 2년 차 시즌이던 지난 2002년 4월 26일 SK와 원정 경기 2회초 좌완 이승호를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대호는 소속팀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로 자리잡았는데 당시 이 한 방이 출발점이 된 셈이다.
이런 SSG 랜더스필드에서 이대호는 28일 은퇴투어를 했다. 그는 올 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을 접는다. 이런 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 현 KBO 홍보대사, SBS 야구해설위원)에 이어 두 번째로 공식 은퇴투어를 결정했다.
이대호는 지난달(7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은퇴투어 일정을 소화하고있다. 28일 SSG전은 그 4번째 자리가 됐다.
경기 전 SSG 랜더스필드 원정팀 더그아웃이 자리한 3루쪽에 이동식 간식차가 등장했다. 이대호와 동갑내기이자 부산에서 함께 학교는 달랐지만 초, 중, 고교 시절을 보낸 SSG 추신수(외야수)가 보냈다.
전날(27일)에는 SK와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를 거쳐 은퇴한 또 다른 동향 출신 동갑내기 친구인 정근우가 이대호를 챙겼다. 떡을 보내주는 등 은퇴투어를 하는 이대호를 격려했다.
SSG 구단도 이날 경기 전 이대호의 은퇴투어 행사를 통해 기념 선물 등을 전달했다. 이대호의 여러 별명 중 하나인 '조선의 4번 타자'를 의미하는 마폐, 프로 데뷔 개인 첫 홈런을 되살린 기념구, 이대호의 등번호 10을 활용한 대형 사인 액자 등이다.
이대호는 구단을 통해 "27일에는 정근우 그리고 오늘(28일)은 추신수가 챙겨줬는데 내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신경써 준 친구들이 정말 고맙다"며 "간식차 옆에 가보니 어릴적 함께 야구했을 때 사진도 있고 메이저리그(MLB) 시절 사진도 붙어있더라. (추신수와)비록 KBO리그에서 오래 뛴 건 아니지만 사진을 보니 추억들이 많은 것 같다. 남은 시즌 기간동안 (추)신수나 나 모두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이날 은퇴투어 행사를 앞두고 팬들과 먼저 만났다. 앞서 잠실구장에 이어 KIA 타이거즈의 홈 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NC 다이노스의 안방인 창원 NC파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인회를 진행하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벌써 4번째 은퇴투어다. 부산에서 거리로 가장 먼 인천까지 온 (부산)팬도 계시더라"며 "두산전을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 남아있는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팬들께 받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은퇴투어 당일 20년 전 그랬던 것처럼 시원한 홈런포를 날렸다.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맞이한 4번째 타석에서 SSG 두 번째 투수 김택형이 던진 3구째 포크볼(131㎞)에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시즌 17호)이 됐다.
이대호는 이로써 문학구장 시절 포함 SSG 랜더스필드에서 개인 통산 19홈런을 기록했다(정규시즌 기준). 롯데는 이대호의 투런포에 힘입어 SSG에 4-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의 한 방이 이날 결승타가 됐다.
그는 경기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노려서 친 건 아니다"며 "어떻하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자고 마음 먹고 스윙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투런포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이대호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팬들이 기를 불어넣어준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이런 점이 2점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문학구장에서 데뷔 첫 홈런 당시에 대해 "기사를 보고 알았다. 솔직히 그때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그런 가 보다"고 웃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경기 후 "이대호가 정말 소중한 타점 올렸고 홈런으로 역전이 됐다"며 "팀이 필요할 때 이대호가 클러치 히터로서 면모를 보였다. 정말 중요한 순간 터진 홈런"이라고 말했다.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열린 SSG 랜더스필드는 이번 2연전 기간 동안 모두 2만명이 넘은 관중이 몰렸다. 28일 2만604명이 왔고 27일은 2만 1043명이 찾았다. 이틀 동안 총 관중수는 4만1647명이다.
/인천=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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