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가 앞으로 ICT 기술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또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과 1등 마인드를 앞세운 개발 인력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현재 4D 낸드 기술이 업계 표준처럼 인식되게 하는 한편, 향후 4D 낸드 기술의 차세대 표준을 주도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담당 부사장은 1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지난달 3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FMS 2022)'에 참석한 소회를 밝혔다. 최 부사장은 이 행사에서 238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직접 소개했다.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은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낸드플래시 업계 세계 최대 규모 콘퍼런스다. 올해 행사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는 낸드 솔루션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과 함께 공동 발표를 진행했다.
최 부사장은 'FMS 2022'에 대해 "차별화된 낸드 기술로 SK하이닉스의 위상을 드높인 자리"라며 "SK하이닉스의 기술 방향성과 '4D 낸드 핵심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린 소중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가 'FMS 2022'에서 공개한 238단 512Gb TLC 4D 낸드플래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의 일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였다.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를 만들기 위해 이 회사 기술진은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적용했다. 4D는 3D 대비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도 생산효율은 높아지는 장점을 가진다.
이번 238단은 단수가 높아진 것은 물론,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이전보다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진 칩이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38단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또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이 21% 줄어 전력소모 절감을 통해 ESG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이 제품의 개발을 맡은 김점수 SK하이닉스 담당은 "칩 사이즈 30% 이상 감소, All PUC 구조 등 고난도 기술이 적용된 만큼 (현장에서) 관심이 남달랐다"며 "셀 기록 속도(tPROG, the Programing Time), 입출력 속도(I/O Speed), 읽기 전력 효율, 비트 그로스(Bit Growth) 등에서 기술 우위에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품의 셀 기록 속도는 이전 세대 대비 10%, 입출력 속도는 초당 2.4Gb로 50% 각각 향상됐고, 읽기 전력 효율도 20% 개선됐다"며 "고객이 저전력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현재의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심재성 SK하이닉스 낸드 QLC 담당은 "이 제품을 모바일 중심으로 본격화할 계획으로, 모바일향 238단 QLC 낸드를 개발 중"이라며 "TLC·QLC 등 멀티 비트(Multi-bit) 저장 특성이 우수한 플로팅게이트 기술을 활용해 cSSD(client SSD, 고객용 SSD)·eSSD(enterprise SSD, 기업용 SSD)향 192단 QLC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QLC 대비 셀당 비트 집적도가 25% 증가한 PLC 역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 개발 과정에서 4D2.0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4D1.0은 낸드 구동회로(Peri.)를 셀 영역 밑으로 넣어 칩 사이즈를 줄이는 기술로, 동일한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칩 사이즈를 줄이는 만큼 셀 적층수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 언젠가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셀 집적도를 수평적으로 증가시켜 4D2.0 기술을 개발했다.
정우표 SK하이닉스 낸드 설계 담당은 "4D2.0은 기존 셀을 미세 공정을 통해 2개의 작은 셀(Small Size Cell)로 나눠 데이터를 저장하는 MSC(Multi Site Cell)가 핵심"이라며 "셀 집적도를 높이면서 적층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직 적층 및 사이즈 축소가 반복되면 셀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미래에는 적층 기술만으로는 데이터 용량을 증가시키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수평적으로 집적도를 높이는 MSC를 핵심으로 하는 4D2.0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최근 10년 이상의 ICT 업계를 돌아보면 자기만의 고유한 기술을 가진 기업만이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4D1.0 낸드 기술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램프-업(Ramp-up, 수율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우리만의 4D2.0 낸드로 기술 혁신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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