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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 법적 조치" vs "언론 겁박"… 여야, '尹 비속어 보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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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여야가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 관련 MBC의 첫 보도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MBC가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허위 보도를 했다며 법적 조치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언론 겁박"이라고 맞서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에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항의 방문, 경위 해명 요구 등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자막 같은 사전 정보 없이 들을 때 단어가 매우 부정확하게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MBC는 미국 순방 중이던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가며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에게 말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 하단에는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이 달렸다. '논란이 되는 부분'이란 '이 XX들', '바이든' 등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해당 영상 발언 중 '바이든'은 '날리면'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야당과 언론의 '정언(政言)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논란의 단초가 된 언론의 최초 보도 30분 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식 회의(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언급·비판했다는 이유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이 어떤 언론보다 빠르게 30분 전 박 원내대표 입에서 나왔다"며 "그 발언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왜곡된 것이기에 정언유착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 발언 30분 후 MBC는 자막을 달아 확정 보도했다"며 "MBC가 보도 전에 이미 영상을 찌라시로 유포했다면 그 의도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의 사과 방송 및 박성제 사장의 사퇴 등을 촉구했다. 박 사장·보도 기자·보도본부장 등 관련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 언론중재위·방송통신심의위 제소 방침도 밝혔다.

위원들은 "MBC는 윤 대통령의 예산을 '날리면'이라는 발언을 '바이든'이라고 악의적으로 자막을 처리했다. 대한민국 언론사에 흑역사로 길이 남을 심각한 조작 방송"이라며 "오보에 대한 책임을 국민의힘은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은 MBC에 전면전을 선포한 국민의힘을 향해 "언론 겁박"이라고 맞불을 놓으며 정부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한 협박 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히 해명하고 국민께 사과부터 하라"고 했다. 이어 "이번 순방 총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외교 안보 참사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하라"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돌격대장 역할을 자임했다"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언론 겁박에 나선다니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은 내팽개치고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욕설 파문은 발언을 한 대통령의 책임이지 이를 보도한 언론의 책임이 될 수 없다"며 "있지도 않은 정언유착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파렴치한 행태"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언론 겁박은 대통령 심기 보좌를 넘어 언론장악을 위한 예정된 시나리오"라며 "국민의힘은 이를 즉각 중단하고 대통령은 부적절한 욕설에 대해 사죄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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