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자신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 등 민생 어젠다를 강조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외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유능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불평등과 양극화, 이로 인한 효율성 저하로 성장은 지체되고, 갈등과 분열의 각자도생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제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다. 소득·주거·금융·의료, 복지, 에너지, 통신 등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도록 사회시스템을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사회의 핵심 비전은 국가가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고, 희망과 혁신의 꽃을 피워내는 것"이라며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미래 앞에는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없다. 불안과 절망이 최소화되는 기본사회를 향해 함께 준비하고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생 경제 위기와 관련해 국가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며 정부·여당의 감세·긴축 정책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주요 선진국들처럼 위기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역할을 강화해야 함에도 정부 여당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며 "연 3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초대기업 법인세를 깎아주고,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기준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높이면서, 3주택 이상의 종부세 누진제를 폐지하려 한다. 특혜감세로 부족해진 재정은 서민예산 삭감으로 메우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지갑 털어 부자곳간 채우기' 정책은 민생·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인 양극화와 불평등을 확대한다"며 "민주당이 반드시 막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민생을 위해 ▲이자폭리방지법 ▲불법사채무효법 ▲자영업자 채무조정 ▲재난피해 지원액 현실화 ▲쌀값안정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전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EU는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으면서도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45%로 늘리고,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원전비중을 32.8%로 대폭 높이고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30%에서 21.5%로 낮추는 등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세계적 무한경쟁 속에 우리만 거꾸로 가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기후위기 탄소중립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대립 아닌 보완 관계임을 인정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탈석탄·감원전·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정책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영미권 순방 결과도 작심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며칠 전 대통령의 영미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시켰습니다.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 논의와 한미통화스와프는 이번 순방의 핵심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속어 논란'을 겨냥해 "오판 하나, 실언 하나로 국익은 훼손되고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그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 "이제 시대는 변했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한다.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기국회 직후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해 4년 중임제, 결선 투표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여당에 "국민께 공히 약속한 대선공약은 함께 추진하자"며 '여야공통공약추진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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