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최근 '반도체 혹한기'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를 생산 업체들은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대다수 반도체 기업들이 안정적인 웨이퍼 공급을 위해 장기 계약을 일찍 체결하고, 5G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한다는 전망에서다. 특히 한국에선 SK실트론이 '조' 단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SK실트론은 5개년간 반도체 웨이퍼 공장 증설에 2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SK실트론은 이사회를 열고 300mm(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증설을 위한 8천550억원의 투자 예산안을 의결했다. 또 내년 상반기 중 경영환경을 고려해 4천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SK실트론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5개년동안 3단계에 걸쳐 약 2조3천억원을 실리콘 웨이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1조495억원 규모의 'SK실트론 뉴 팹 1차 사업'이 진행 중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자본투자를 통한 설비 구축이 필수적으로 투자결정부터 제품 양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항상 미래 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SK실트론 역시 2~3년 후 웨이퍼 수급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웨이퍼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건 선제 대응 차원이다. 반도체 가격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고, 시스템반도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올해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50억 달러(약 7조1천억원) 규모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월간 기준 12인치(300mm) 웨이퍼 120만장 규모다. 11월 이전 착공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업계 2위인 섬코는 지난해 9월 말 2조4천억원 규모의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김영우 SK증권 센터장은 "최근에야 웨이퍼 업체들이 증설을 결정했지만 공장 완전 가동까지는 2년의 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공급난은 불가피하다"며 "웨이퍼 공급 부족에 따른 물량 확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단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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