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을 앞두고 보험대리점업계가 '골목상권의 생존 위협'을 앞세워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보험대리점업계는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빅테크 기업의 진출을 용인한 금융당국에 맞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험대리점업계는 지난달 20일 온라인 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전날인 5일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 등과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5천여명이 생존권 사수를 위한 빅테크 보험업 진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조경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한국보험대리점 협회장)은 "단순히 우리의 생존권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보험영업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전문성 있는 설명과 안내가 필요한 보험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다른 금융업과 동일한 잣대에서 허용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빅테크의 보험 판매 허용만으로 45만 보험영업인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생계마저 위험에 빠트리는 공포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빅테크 보험업 진출 반대 등)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금융위원회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로 허용했다.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외화보험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하거나 고액계약이 많아 불완전 판매 소지가 많은 보험 상품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상품 판매도 제한했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보험대리점업계에서는 막대한 플랫폼의 영향력으로 기존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온라인 플랫폼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으로 결국 보험 판매까지 허용해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날 DB손해보험 경남영업가족협의회 참가자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보험업에 진출하는 자체를 막아야 한다"면서 "보험 비교 서비스 이후에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게 될 것으로, 정부가 45만 보험영업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보험대리점업계는 온라인 플랫폼의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없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위한 사업비(수수료·광고비) 부과로 인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은행·증권과 달리 보험업에만 모집 조직이 존재하는 건 전문적인 설명과 안내가 필요한 보험 본연의 가치인 보장 기능 때문이다"면서 "편리성만을 내세운 거대 자본 온라인 플랫폼의 이익 추구에 보험산업의 혼란과 보험 본연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행한 후, 각 자회사 GA(법인보험대리점)에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경우 보험 판매를 허용한 것과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NF보험서비스', 카카오페이는 'KP보험서비스', 토스는 '토스인슈어런스' 등 자회사를 두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금융당국은 보험대리점산업의 공정 경쟁과 생존권 보장, 대리점·설계사의 보호·육성 정책을 통해 보험산업 발전에 나서야 한다"면서 "소비자선택권 제고와 지속적인 고용창출 역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향후 비상대책위는 45만 보험영업인의 생존권 보장 등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우선 오는 6일 금융위원회, 7일 공정거래위원회, 11일 금융감독원 등 각각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 질의가 이뤄지도록 의원들과 접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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