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5일 국정감사에서 지난 대선 당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과 관련해 여당 의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선관위가 소쿠리 투표 논란 관련 책임자에 대한 인사 조처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실무자를 징계해야 하는 데도 오히려 영전시켰다"며 "선관위의 제 식구 챙기기가 소쿠리 투표를 낳았으니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은 이에 "국민과 선거관계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 역시 국정감사에서 "비닐봉투, 소쿠리에 투표지가 들어가 있다는 황당한 선거가 이뤄졌다"며 "선관위가 자정능력이 없고 반성하는 모습이 없으면 외부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표 독려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선관위의 금지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다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선거 제도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인사(혁신)도 검토하고 있다"며 "선거 전체를 살펴 제대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을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이날 행안위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취임과 동시에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에서 비롯된 위기 상황을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인식했다"며 "대선 과정에서 국민께 불편과 혼란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여기 계신 위원분들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대선 당시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함 부실관리 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노정희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지난 5월 취임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노 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을 통해서 밝혀질 것"이라며 선관위원장의 퇴장을 허락했다. 통상 대법원장, 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들은 독립성 보장을 이유로 국정감사에서 직접 답변하지 않고 법원행정처장, 사무총장 등이 대신하게 한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기소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기도 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 대표를 겨냥해 "만약 유죄가 되면 언론에서 (선거비용) 434억원을 어떻게 받느냐고 한다"며 자신이 발의한 '선거보조금 먹튀 방지법(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해 선관위에서 정당 보조금을 줄 때 깎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선관위를 상대로 국민의힘 측에서 정쟁으로 몰고 가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 의원의 제재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다시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간 고성이 이어지자 이채익 위원장은 오전 국감을 종료했다. 그러나 오후 국감에서도 양당의 설전이 계속되자 시작 10여 분 만에 다시 정회가 선포되기도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