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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단 경쟁 시작"…'낸드 1위' 삼성, '8세대 V낸드' 양산으로 자존심 회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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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단' 세계 최고 용량 낸드 양산…'232단' 마이크론·'238단' SK하이닉스와 경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한파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230대 단수 경쟁에 본격 나섰다. 특히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가 좁아진 삼성전자가 뒤늦게 나섰지만, 세계 최고 용량인 '1Tb(테라비트) 양산'을 앞세워 초격차 전략 유지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삼성전자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Bit Density)의 고용량 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 보다 대폭 향상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플래시 메모리 서밋'과 10월 '삼성 테크 데이'에서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양산 계획과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8세대 V낸드는 최신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토글(Toggle) DDR 5.0'이 적용돼 최대 2.4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7세대 V낸드 대비 약 1.2배 향상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또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향후 PCIe 5.0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함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부사장은 "시장의 고집적, 고용량에 대한 요구로 V낸드의 단수가 높아짐에 따라 3차원 스케일링(3D scaling) 기술로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모두 감소시키고, 셀의 체적을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는 기반 기술도 확보했다"며 "8세대 V낸드를 통해 시장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더욱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최근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하위 업체들이 초고적층 기술 개발에 연달아 성공하며 위협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로 128단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19년 먼저 도달했고, 176단은 마이크론이 달성하면서 삼성전자가 '최초' 타이틀을 뺏겼다. 또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 플래시 양산도 시작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76단 낸드플래시를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데 이어 꿈의 기술로 불리는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발표 일주일만인 지난 8월 초 업계 최고층 238단 낸드플래시를 공개하며 가까스로 재역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8개월 만으로, 양산은 내년 초쯤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1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며 수성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다만 적층 기술은 삼성전자가 최초로 고안해 낸 '초격차' 기술이지만, 점차 적층 경쟁에서 잇따라 추월 당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3년 24단 1세대 3차원(3D) V(세로·vertical)낸드를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후 100단 이상 6세대까지 항상 세계 '최초' 자리를 지켰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이론적으로 삼성전자 역시 256단의 '더블 스택'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제조 핵심 기술은 고층으로 층층이 쌓은 셀을 연결하기 위한 미세한 구멍(hole)을 뚫는 것으로,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128단을 한 번에 뚫는 '싱글 스택'이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두 차례에 나눠 뚫은 후 이를 쌓는 '더블 스택' 기술을 사용 중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플래시 개발실장 부사장은 지난해 회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삼성전자는 한 번에 100단 이상을 쌓고 10억 개가 넘는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싱글스택 에칭'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라며 "1천단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V낸드의 시대에도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삼성전자]

반면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그 동안 200단 이상을 삼성전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잇따른 '최초' 타이틀 선점 움직임으로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봤다. 또 YMTC(양쯔메모리)도 지난 6월 192단 낸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하는 등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도 삼성전자를 더 압박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200단 이상 초고적층 낸드 양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4년에 9세대 V낸드 제품을 양산하고, 2030년에는 1000단 V낸드를 개발하는 등 혁신적 기술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며 초격차 유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0단 이상 낸드 양산을 머뭇거리는 동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200단 고지를 넘었고, YMTC 등 중국 업체들도 관련 기술력을 높였다"며 "공정 난도가 올라가면서 업체들의 기술 격차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좁혀져 삼성전자의 초격차 유지 전략도 최근 들어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낸드는 몇 단을 쌓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산성이 핵심"이라며 "더 경제적이고 좋은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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