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광고 시청을 전제로 하는 저가 요금제를 출시했다. 광고수익형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국내 OTT 시장에 자리잡지 않은 상황. 수익화 모델을 구체화하고 국내 기업의 OTT 광고 수요를 예측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신규 저가요금제 상품인 '광고형 베이식(월 5천900원)'을 한국을 포함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국내외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베이식 요금제(월 9천500원)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한 상품으로, 시간당 평균 4~5분 남짓 광고의 강제 시청을 전제로 한다.
구독자 감소세를 타파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20만명 감소했다. 2분기 들어선 97만명이 줄었다. 3분기 들어 순증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둔화된 상태다. 이에 넷플릭스는 성장세 회복 차원에서 "서비스 모든 측면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는 기존 베이식 요금제와 차이를 보인다. 우선, 라이센스 문제로 일부 영화나 시리즈 시청이 불가하다. 광고 스킵(건너뛰기)이나 빨리감기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유튜브의 경우 광고 시작 후 5초 뒤 스킵 기능을 지원한다. 꼼짝없이 광고에 집중해야 되는 셈이다.
관건은 국내 시장 상황이다. 그간 국내 OTT업계는 구독형 가입 모델에 집중해왔다. 월 단위 요금을 지불하고 OTT사가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식이다. 이외 이용자 대상 비즈니스 모델(BM)은 사실상 구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신규 BM으로 제안한 광고형 수익은 아직 국내 시장에 자리잡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간 광고형 BM은 유튜브 등 특정 기업을 제외한 유료방송 시장에 국한됐다. 때문에 국내 OTT사 입장에선 사업 성과나 전망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OTT사이기에 광고 단가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OTT사들이 유사 요금제를 출시하기 보단 일단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유다.
한 OTT사업자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광고(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와는 달리 국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선 (하더라도) 광고형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수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넷플릭스 광고 시장 규모에 대해 1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넷플릭스 광고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OT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광고도 시장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 앞서 넷플릭스도 실적 보고서를 통해 "이번 요금제 도입에 따른 광고주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광고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기존 채널을 통한 광고 마케팅 외 넷플릭스 광고에 대한 문의도 최근 들어 늘어났다는 정황이다. 광고 대행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를 기점으로 유튜브 외 넷플릭스 광고 관련 문의가 늘어난 것은 맞다"며 "넷플릭스가 열고자 하는 OTT 광고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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