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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가늠자' 마이크론, 실적악화에 구조조정…삼성·SK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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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불황에 실적부진 이어져…마이크론 투자 축소·인력 감축 움직임에 삼성·SK도 불안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2023 회계연도 1분기(9~11월)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구조조정 계획까지 밝히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마이크론의 성적표가 '실적 예고편' 역할을 해왔던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줄줄이 악화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마이크론 텍사스 사옥.  [사진=마이크론 ]
마이크론 텍사스 사옥. [사진=마이크론 ]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올해 9~11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급감한 40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예상치 41억5천만 달러에도 못 미쳤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적자 전환해 4센트 손실을 기록했다. 역시 예상치(-0.01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2분기(12~2월) 실적 전망도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매출 38억 달러, 주당손실 62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인 매출 37억5천만 달러, 주당손실 30센트보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손실이 추정치보다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 놓이자 마이크론은 전체 인력의 10%를 줄인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지난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에 전체 직원의 10%를 줄이고, 상여금 지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정리해고와 자진 퇴사를 통해 인력 감축 목표를 채울 계획으로, 약 4만8천 명의 직원 중 4천800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은 분기에 약 3천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크론은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도 줄이고 비용 절감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쌓였고, 가격 결정력을 잃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수익성이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내년 후반에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론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9천970억원으로 추정된다. 3개월 직전 추정치보다 33% 감소한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2020년 1분기(6조4천473억원) 이후 11개 분기 만에 최저점을 찍는 셈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5조8천억원으로, 기존(7조8천억원) 대비 25.6% 하향 조정했다. 이는 작년 동기(13조9천억원)보다 58.3%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2조6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42.3% 줄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조8천억원) 대비 83% 급감한 수준이다.

이 탓에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전날 공지한 올해 하반기 사업부별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에 따르면 매년 하반기 월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받아온 DS(반도체)부문에 역대 최저 수준인 50%의 성과급이 책정됐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천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1조원대 영업적자까지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 8조6천억원, 영업손실 1조1천억원을 추산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매출액 8조원, 영업손실 1조1천억원을, 신영증권은 매출 7조5천억원, 영업손실 1조3천억원을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메모리 가격 하락과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분야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 등이 영업이익 침체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버와 PC, 스마트폰 수요 급감에 따른 D램 재고 부담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메모리 재고 조정으로 향후 추가로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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