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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외교관' 이재용, 代 이어 '삼성 글로벌 전략 거점' 베트남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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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30주년 맞아 삼성 R&D 센터 준공식 참석…"양국간 우호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을 계기로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23일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베트남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도 함께 했다.

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은 베트남 R&D센터 준공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로, 대지면적은 1만1천603㎡, 연면적은 7만9천511㎡다. 앞으로 2천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난 2020년 3월 착공해 3여년 만에 완공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 센터 신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베트남 정부의 방역 규정을 준수하면서 하루 평균 1천300명의 건설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며 "안전사고 없이 계획대로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곳은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으며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 ▲피트니스 센터 ▲구내 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고, 1995년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는 호치민, 박닌, 타이응웬 등에서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의 베트남 투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판 반 카이(Phan Van Khai) 전 베트남 총리의 2005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또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이후 약 10여년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2014년), 삼성SDI(2009년), 삼성전기(2013년)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는 6개 생산법인과 1개 판매법인 및 R&D센터 운영 중이다.

삼성은 당초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생산했으나,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현재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및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양국 간 관계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2021년 베트남에서 수출 654억 달러를 기록해 베트남 총 수출(3천363억 달러)의 약 20%를 담당했다.

또 이 회장은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 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응우옌 쑤언 푹 현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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