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로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업황에 대한 우려를 크게 받고 있다. 당장 4분기 실적부터 적자 전환하고, 내년에는 그 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는 감산 효과로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전날(2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7만6천500원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초(12만8천500원)와 비교하면 약 4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26.1% 빠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큰 상황이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80배에서 0.85배까지 떨어졌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5천131억원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다. 높은 수준의 물가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스마트폰·PC 등 IT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다. 디램(DRAM)은 평균판매단가(ASP)가 가장 낮아지는 내년 2분기에도 손익분기점(BEP)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단가에 맞춰 생산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낸드(NAND)로 지목된다. NAND의 경우, 하반기 수요 회복에도 업체들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은 6천430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당기순손실은 1조1천762억원으로 추산한다. 내년에는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조438억원, 1조7천64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예상치를 훨씬 더 보수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영업손실이 최대 5조원을 기록할 것이란 추정까지 나왔다.
다만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에는 이 같은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한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감산 효과가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말 성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평년보다 낮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내년으로 넘어가는 재고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며 "내년 예상 DRAM 자급률(Sufficiency Ratio)은 1%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공급 조절에 대한 의지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수요 회복 신호와 방향성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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