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영 키워드로 안정·고객·성장 3대 가치를 제시했다. 고객 중심과 기업 성장은 첫 취임 당시 그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연임 반발에도 '국민이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KT(대표 구현모)는 송파 사옥에서 KT그룹 신년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발표했다.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최장복 KT 노조위원장, 정년 퇴직을 앞둔 직원, 신입사원 등 임직원 23명이 참석했다. 해외 현지 KT 직원도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 대표가 강조한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통신망 장애 예방 등에 대한 안전·안정 운용 ▲다른 산업과의 연계·글로벌 진출 등을 통한 3차원적 성장 ▲디지털 시민 원팀(One-Team)을 통한 사회적 책무 강화 등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KT그룹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우선 안전과 안정 운용에 대해선 '통신망 장애'를 거론했다. 통신망 장애는 장애가 아닌 재해라고 했다. 본업이 통신인 KT 수장이 자기진단적인 목소리를 낸 것. 구 대표는 "KT그룹이 운영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등은 국민 삶과 밀접한 만큼 안정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디지코(DIGICO) 전략을 다른 산업과 연계·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성장을 이끌겠다고 했다. 구 대표는 "기업을 움직이는 시스템과 리더십, 기술은 결국 사람과 맞닿아 있다. 혁신적인 기술 역량은 KT그룹 성장과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고객 중심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으로 저변을 넓혔다. 그는 "디지털 시대를 리딩한다는 것은 사업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까지 포함한다. 디지털 시민 원팀을 통해 디지털 시대 사회적 부작용에 사명감을 갖자"고 제언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 당시에도 고객 중심, 매출 성장 등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구 대표는 취임사에서 "KT그룹을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도약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빠르고 유연하게 제공하기 위해 스스로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며 "고객발 내부 혁신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사업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KT그룹 성장과 발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임을 둘러싼 이슈에도 경영 철학에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앞서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KT이사회의 구 대표 단독 대표이사 후보 결정에 대해 "경선 기본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는 3월 예정된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 연임에 대한 반대 표심이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8일 성명문을 내고 "KT이사회는 현직 CEO(구현모)를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기금이사는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내년 3월 주총에서 구현모 연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국민연금 측은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 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KT이사회는 대표이사직 후보 선정을 복수 후보 심사 방식으로 전환했다. 구 대표가 이사회에 단독 후보가 아닌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가능 여부 검토를 요청하면서다. 구 대표는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구 대표가 복수 후보 심사 검토를 요청한 건 국민연금공단이 민영화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지침 강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소유분산기업 합리적 지배구조가 어떤 것인지 고민이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 소유구조가 광범위하게 구축된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을 검토할 때"라고 언급했다.
한편 구 대표는 지난 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양자기술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경선 과정이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국민연금 지적에 대해 "경쟁을 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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