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알뜰폰을 금융기관 부수업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다. 거대 금융기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결국 기존 알뜰폰사업자(MVNO)의 도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금융위 알뜰폰 부수업무 지정 기류에 대해 결사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존 MVNO는 금융이라는 거대 자본과 시장 경쟁이 불가하다는 우려다. 자본력 기반 가입자 유치 행위를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가 앞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KMVNO측은 "거대 금융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도한 경품과 상품을 지급한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지난 13년간 힘겹게 알뜰폰 시장을 일궈온 기존 사업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알뜰폰을 금융 부수업무로 지정하게 되면 자본력을 갖춘 여러 은행들이 우후죽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도매대가 이하 출혈 요금제와 상품 등 불공정 마케팅 경쟁을 유인할 것"이라며 "알뜰폰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만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사업자들은 희생양이 된다"고 부연했다.
더 큰 문제는 거대 금융기관의 요금할인·상품에 대한 재원이라고 했다. 요금제 혁신이나 창출이 아닌, 금융 이자 수익이 재정적 기반이라는 것. 결과적으로 이용자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한 채 이에 특화돼 있던 기존 사업자만 도태될 것이라고 협회 측은 우려한다.
KMVNO는 "4대 금융그룹은 2021년 예대 마진으로만 34조 원 수익을 거뒀다. 2022년에도 역대급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에는 수익 생각 없이 이자 수익에 기반한 과다 마케팅은 자본력이 부족한 기존 사업자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금융산업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려는 금융위에 금융기관 입장만을 대변하는 조직인지, 금융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불공정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