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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년 만에 돌아온 삼성 OLED TV, '돌비' 없이 LG 적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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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술 '돌비비전' 대신 'HDR10+' 적용…물량 적지만 국내서 가격 승부수 펼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국내 OLED TV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에서 OLED TV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기술력이 주목 받으면서 경쟁사들이 잇따라 내놓자 태도를 바꿨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초대형 77형 TV용 QD-OLED를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초대형 77형 TV용 QD-OLED를 제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네오 QLED·OLED TV 등 2023년형 TV 신제품을 공식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 처음 출시하는 삼성 OLED TV는 뉴럴 인공지능(AI) 퀀텀 프로세서 4K를 탑재해 OLED 기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높은 수준의 밝기와 색상을 구현했다. HDR 10+가 적용돼 영상의 깊이감을 더했고, 음향 기술은 돌비애트모스가 지원된다.

다만 기존 경쟁사의 OLED TV를 사용한 이들은 삼성 OLED TV의 영상기술에 HDR 10+가 적용된 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 돌비의 영상기술인 '돌비비전'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LG전자의 경우 OLED TV 전 제품에 '돌비비전'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돌비비전에 최적화 돼 이를 지원하는 TV로 시청할 때 좀 더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며 "삼성이 별도로 HDR10+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특히 해외에서 돌비비전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두고 많이 아쉬워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퍼스트룩 TV 행사에서 공개된 삼성 OLED TV 77인치 [사진=민혜정 기자]
삼성전자 퍼스트룩 TV 행사에서 공개된 삼성 OLED TV 77인치 [사진=민혜정 기자]

경쟁 제품인 LG OLED와 규모 면에서도 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은 생산량과 QD-OLED 진영의 부재로 가격경쟁력은 물론 독자적인 시장 구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분석이다. 삼성이 주도하는 QD-OLED는 파란빛을 내는 청색 OLED 위에 퀀텀닷(QD) 컬러필터를 얹은 패널로,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의 W-OLED 패널과 다르다.

실제 삼성 QD-OLED의 경우 삼성전자 외에 두각을 나타내는 TV 제조사가 마땅치 않다. 소니가 지난해 QD-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출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주류 모델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반면 LG는 OLED 도입 초기에 성장통을 크게 앓았지만, 현재는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 등 글로벌 주요 TV 제조사들을 선봉에서 이끌며 OLED TV 진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는 OLED 패널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과거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북미에서 출시된 삼성 OLED TV와 LG OLED TV의 가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북미 지역에서 사전판매 중인 77인치 삼성 OLED TV의 출고가는 4천499달러(한화 약 577만원)로 같은 크기의 2022년형 LG 올레드 에보 C2 모델(2천739~3천499달러) 대비 최대 2천 달러 가까이 비싸다. 판매량도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QD-OLED TV는 45만 대, LG전자 OLED TV는 250만 대 규모로 격차가 크다.

QD-OLED의 적은 패널 생산량도 걸림돌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량은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 장으로, 수율 100% 달성 시 연간 180만 대의 QD-OLED TV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는 LG디스플레이(약 1천만 대)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탓에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오랜만에 OLED TV를 출시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또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여전히 네오 Q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태다.

이는 출고가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형 TV 신제품 출고가는 ▲네오 QLED 8K(QNC900) 85형 1천570만원, 75형 1천280만원 ▲Neo QLED(QNC95) 85형 949만원, 75형 809만원이다. OLED(SC95)는 이보다 낮은 77형 799만원, 65형 529만원, 55형 309만원으로 책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OLED를 최상위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같은 인치 기준으로 중급 모델 수준으로 출시한 것 같다"며 "네오 QLED를 최상위에 두려다 보니 가격대가 애매해졌고,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경쟁사 대비 가격이 저렴한 듯 하지만 물량이 많지 않아 판매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첫 출시란 점에서 삼성전자가 출고가 책정을 두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며 "LG전자의 G시리즈(800만원대)와 C시리즈(700만원대) 사이에서 경쟁하기 위해 향후 판매가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대치본점에서 2023형 네오 QLED 8K 85형 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대치본점에서 2023형 네오 QLED 8K 85형 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사전 판매 홍보에서도 OLED TV보다 네오 QLED를 더 앞세운 모습이다. 특히 삼성닷컴에서 네오 QLED 8K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만 '더 프리스타일' 패키지를 증정하고 삼성 사운드바를 동시에 구매할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사전 판매 행사는 오는 21일부터 온라인에선 삼성닷컴에서, 다음달 1일부터 오프라인에선 전국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백화점에서 진행된다.

이번에 OLED TV와 함께 출시되는 2023년형 네오 QLED 8K는 64개 뉴럴 네트워크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네오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해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능과 영상의 3차원 입체감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네오 QLED 8K 신제품은 사운드 기술도 강화됐다.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을 활용해 TV의 모든 스피커와 사운드바가 동시에 사운드를 구현하는 Q심포니 기능이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2023년형 네오 QLED 8K는 초대형 화면과 8K 초고화질, 사운드 기술로 최고의 프리미엄 시청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네오 QLED와 함께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삼성 OLED까지 사전 판매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QD-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QD OLED 시장이 전년 대비 141%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체 OLED TV 출하량은 740만 대로, 전년 대비 9%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현재 60%대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다. 전체 TV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17년 연속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향후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 가능성도 눈여겨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을 본격 확장하기 위해 대형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앞서 한 부회장 역시 지난 1월 초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OLED TV 후발 주자라는 점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시간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LG전자와의 직접적인 경쟁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OLED TV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 속에 LG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얼마나 빨리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는 올해 성적표에 달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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