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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상처뿐인 승리'…흔들린 '이재명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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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부결', '양곡관리법' 모두 물거품…일각 "한동훈 설명도 영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듣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듣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체포안) 표결이 야당의 신승(辛勝)으로 끝나면서 민주당이 파란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 측의 '압도적 부결' 계획이 수포가 되면서 제1야당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불가피해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표의 체포안을 표결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회의에서 체포안의 '압도적 부결(반대)'을 주장했고, 표결에 민주당 의원 전원(169명)이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부결표는 고작 138표에 그쳤다. 오히려 가결(체포안 찬성)이 1표 많았고(139표), 기권·무효표도 20표에 달했다. 정황상 민주당에서 30여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 체포안 부결과 함께 추진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쌀시장의무격리법) 처리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가로막히는 상황을 맞이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에서 "지금 이 안건(양곡관리법)에 관해 정부 쪽에서 거부권 행사가 공공연하게 선포된 이상 의장으로서는 국회 입법권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여야에 다시 한번 합의를 당부했다. 민주당이 자당 출신인 김진표 의장에게 통제되는 모습을 보이자 이날 본회의가 제1야당의 '상처뿐인 승리'로 기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측의 끈질긴 설득과 일부 비명(비이재명)계의 협조로 당초 이 대표 체포안의 압도적 부결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량 이탈표'라는 예상외의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체포안 표결에 앞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설명이 결정적이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 장관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성남시라는 지자체에서 일어난 이재명 시장과 특정 업자들의 정경유착과 지역 토착 비리"라며 '대장동', '성남FC' 의혹 등 이 대표의 구속 사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범죄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이 남아 있다"며 그간 이 대표 측이 지적했던 '물증 확보'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장관이 생각보다 범죄혐의를 소상하게 제시해 놀란 측면이 있다"며 "한 장관의 설명에 흔들린 의원들이 생각보다 많았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날 체포안 부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반 국민께서 최대한 이해하기 좋게 말하려 노력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면서도 "국민께서 다 지켜보시고 판단했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체포안 부결로 당장의 구속은 면하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정치적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체포안 결과발표 후 통화에서 "조직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비명계에서 상당히 움직인 거 같다. 결과가 이렇게 된 만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손상됐다고 봐야 한다"며 "구속되지 않더라도 (이 대표를 향한) 검찰 기소가 시작되면 이 대표의 사퇴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역시 체포안 표결 후 이 대표의 '정치적 사망'을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이고,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깨끗이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일(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들러 학교 급식노동자의 근로환경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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