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새로운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를 선보인다.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 등 정부로부터 가계통신비 인하 차원에서의 5G 요금제 다각화 주문이 계속된 결과다. 그러나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따라 MNO(이동통신)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통신사 입장에서 저가 5G 요금제 추가 출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신규 5G 중간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정부에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한 뒤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를 거쳐야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정부 승인을 거쳐 이르면 오는 4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신규 중간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정부 "실적 좋은 이통사들…5G 중간요금제 다각화 이끌 것"
중간요금제란 10GB 안팎의 저가 5G 요금제와 100GB 이상의 고가 5G 요금제 구간을 연결 짓는 이동통신 요금제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3분기 첫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5G 요금제 체계는 10GB대와 100GB 이상 요금제로 양분되었다. 그 바람에 일부 소비자는 실제 데이터 사용량보다 더 많은 데이터량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업셀링(Upselling)'에 불만을 가졌다.
윤석열 정부도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일환으로 이통 3사의 중간 데이터 구간 요금제 출시를 유도해왔다. 지난해 이통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30GB 내로 일몰되면서 40GB에서 100GB 안팎 구간은 여전히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중간요금제를 추가 출시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통사들의 실적이 대체로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통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으로 4조3천83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이후 2년 연속 4조원을 넘어섰다.
◆알뜰폰 규제 완화에 5G 요금제 인하까지…고심 깊은 이통사들
이통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비(非)통신 사업에 뛰어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주 수입원은 5G 등 기존 통신 사업에서 나온다. 문제는 통신 사업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어서 당장은 수익이 나지만 결국은 탈 통신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이 해를 거듭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어서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렵다.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MVNO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MNO 가입자 증가율도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 불안정성은 증권 시장에 있어 투자 리스크를 의미한다. 특정 시기의 실적과는 별개로 이통사업자 입장에선 투자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5G에 이어 6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6G 시장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수익 안정화를 기반으로 한 투자 재원 확보 및 연구 개발 과정이 필요한데 선행 조건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제4 이동통신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요금 인가제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요금 규제는 상대적으로 심한 편"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통신사가 (제4 이통사의) 1대 주주로 참여하고 경영권을 행사할지 의문"이라며 사업성을 낮게 봤다.
가계통신비 인하 차원에서 중간요금제 등 요금제 라인업을 다각화하되 추가 주파수 할당이나 대가 측면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요금제 단가 인하만을 주문할 것이 아니라 향후 6G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주파수 할당 문제 등 다각도의 지원안도 함께 병행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