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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망사용료' 논의 공회전…與·野 모두 발빼는 수순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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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7개 법안 법안2소위 계류상태…'기금 조성' 등 방향 전환도

[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간 갈등으로 빚어진 '망사용료' 문제가 국회에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미결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계의 혼란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해 10월 24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야당 내 의견 중립적 변화…'기금 마련' 방안도

24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힘이 빠지고 있다. 법안을 적극 추진하던 야당이 내부적으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당내에서는 당초 강경했던 분위기가 '중립적'·'유보적'으로 후퇴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회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총 7건 발의돼 있다. 일정 규모 이상 CP는 국내 ISP에게 망사용료(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표 발의자의 소속 정당을 기준으로 윤영찬 의원을 비롯해 야당이 4건, 여당이 2건, 무소속 의원이 1건을 의안으로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심사 이후 하반기에는 공청회까지 열렸지만 현재는 안건 상정되지 못한 채 법안2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지난해 9월 과방위 야당 의원인 윤영찬 의원과 법안을 함께 발의한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입장은 유보적"이라면서 "정청래 위원장이 기금 마련 이야기를 했던 바가 있고, 계류된 법안 역시 이전 이야기인데다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방안은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법안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어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계류된 법안에 대해 "망사용료를 내게 하는 게 사실상 정치권의 공통 입장으로 정의가 됐다"면서도 "현재로선 국회에서(관련 논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진전이 없다"고 평했다.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측 조승래 간사는 "우리나라 법안 판단도 있고, 다른나라 입법 동의도 있으니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당 내에서도 당연히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정부여당의 입장이 정리가 안 돼 있는 게 문제"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여당 반응도 미온…업계는 혼란 가중

실제 여당 측은 여전히 사안에 관심을 둔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친미 기조 영향"이라는 평도 나온다.

지난 2021년 망무임승차방지법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는 과방위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일반 대중들보다도 ISP와 글로벌 CP 당사자의 싸움이다. (대중들이)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신 체증을 일으키면 결국 불편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식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쪽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맞다. 비용을 누군가가 부담해야 한다면 유발했던 사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는 방송법 통과 등 이슈가 되는 현안들이 많다 보니 (법 처리가) 밀린 상태"라고 언급했다.

과방위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기본적인 핵심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적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양 측 주장이 팽팽하다 보니 공청회를 해 보고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일이다.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거나 밀어붙일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망 사용료 논의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가운데 업계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금에 대한 부분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안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유럽과 국내 간 현실적인 조건들에 차이가 많은데다 유럽 내에서도 부적합하다는 논의도 나오는 상황이라는 것.

이어 "국회에서 논의되려면 트리거(시발점)가 있어야 하는데 여야 대치 국면이 지속되다 보니 기업에서도 국회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정부가 친미 기조를 갖고 있어 국회 쪽 여당 의원들도 이를 의식하는 것 같다"면서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평했다.

한편 국회 과방위 소속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임기가 내년까지밖에 없어 올해 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당 내 단일하게 의원들이 100% (의견을) 합의한 건 아니어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과방위 법안소위가 그간 자주 열리지 못해 논의가 어려웠지만 4월에 개최되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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