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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 꼼짝마"…LG전자서 1兆 받은 LGD, OLED 사업 확대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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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판매 확대 위해 '의기투합'…LGD, 투명·게이밍 OLED 등 성장 동력 확보 총력
LGD, LG전자서 첫 대규모 차입…금융 지원 힘입어 프리미엄 TV 시장 내 존재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수요 위축 속에서도 잘 팔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확대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LG디스플레이가 운영자금을 선제 확보하는 한편, 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조(兆) 단위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가 지하철 창문에 탑재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가 지하철 창문에 탑재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하며 OLED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로부터 대규모 차입금을 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입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2026년 3월 30일까지 3년으로, 이자율은 연 6.06%다. 2년 거치 1년 분할 상황이 조건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 "양 사간 금융 협력은 LG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OLED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의 안정적 운영 및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게이밍용 45인치 울트라와​이드 OLED 패널이 탑재된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모델이 게이밍용 45인치 울트라와​이드 OLED 패널이 탑재된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나선 것은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곳으로부터 차입을 확대한 움직임 때문에 OLE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지 못한 탓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말 리스부채를 포함한 연결 총차입금은 15조642억원으로, 2021년(12조7천481억원)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단기 차입금과 장기 차입금을 각각 약 4조원씩 차입, 사채를 4천50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이 중 7조원 정도는 기존 차입금을 갚는 데 썼다. 총차입의 약 36.3%인 5조4천748억원은 1년 안에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

또 변동이자 차입이 고정이자 차입보다 많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LG디스플레이는 리스부채를 제외한 총차입금 14조9천914억원 중에서 약 60%인 8조9천960억원을 변동이자율로 계약했는데, 이자율이 1%p 오르면 약 500억원의 순손익이 깎인다.

LG전자가 전 세계 올레드 TV 10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 세계 올레드 TV 10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사진=LG전자]

이 같은 재무 구조로 인해 LG디스플레이가 OLED 시장 확대 움직임 속에서도 투자에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자, LG전자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LG전자도 OLED TV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 TV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가세로 OLED TV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1천24억2천138만 달러(약 133조2천194억원)로 전년 1천179억4천748만 달러(약 153조3천789억원)보다 13.2% 감소했다. 올해도 역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LCD TV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제품 경쟁이 쉽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프리미엄 TV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OLED T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다. 이에 출하량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로,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2022년 652만 대에서 계속 늘어 2026년 1천54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기준으로는 1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점유율이 지난해 36.7%에서 2024년 53.5%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는 9년 만인 지난해 OLED TV 시장에 재진입했다. 국내서는 올해 10년 만에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두고 LG전자는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해 기술력이 훨씬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지난해 40%를 넘어선 상태로, 지난해 말에는 LCD TV 패널 국내 생산을 조기 종료하며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나섰다. LCD가 경쟁력 차별화의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성과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OLED TV에서 번인이 발생했다는 지적과 달리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W-OLED 패널에는 번인이 없었다는 평가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번인은 TV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둘 경우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얼룩)이 남는 현상을 말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LG전자의 금융 지원에 힘입어 한층 더 강화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 내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메타(META) 테크놀로지'와 같은 초격차 기술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명과 게이밍 OLED 등 시장창출형 사업을 가속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중소형 OLED 부문에서도 올해 양산을 시작한 차량용 2세대 탠덤(Tandem) OLED 등 차별화 기술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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