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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데이터센터 화재 조사 중…배터리 발화 원인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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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 발표…"산업부와도 개선방안 논의"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경찰 등에서 통보받았다. 발화 지점인 배터리에서 왜 스파크(불꽃)가 발생했는지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관계 당국 조사에서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면 산업부 등과 배터리 안정성 문제를 비롯해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디지털서비스 안전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이 같이 전했다. 과기정통부가 이날 발표한 내용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후속 조치다. 앞서 올해 1월 디지털서비스 안전 관리체계 고도화를 위해 방송통신발전 기본법과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디지털 안전 3법'이 공포된 바 있다.

홍 실장은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일부 확인된 내용은 배터리 셀 내부 경년열화에 따른 절연파괴로 발생한 단락"이라며 "단락이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고 외부 요인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대형 화재 발생 시 원인 규명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우선 서비스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해 SK C&C 데이터센터서 화재…발화지점은 배터리

지난해 10월 15일 오후 3시 33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전원공급이 차단되면서 입주사인 카카오, 네이버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발화 지점은 배터리로 추정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데이터센터 전기실 내 리튬이온배터리와 납축전지, 전력케이블이 소실됐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설비는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등 전력공급을 위한 보조장치 ▲UPS 외 비상시 자가발전을 위한 장비 ▲발전소 전력을 공급‧배분하는 수배전 등으로 구성된다. UPS란 발전소로부터 전기공급이 중단되거나 전압변동, 주파수 변동 등 장애 발생 시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내장된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므로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ESS)다. 쟁점은 ▲건물 전체 전력 공급이 중단된 시점과 이유 ▲비상 전원 가동 여부 ▲전기실 내 설비 설계와 시공 ▲배터리 발화 원인 등이다.

일반 화재와는 달리 리튬이온전지 화재는 진화가 어렵고 훨씬 위험하다. 열폭주로 인한 배터리 폭발 가능성과 감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발화 지점이 배터리라고 하더라도 풀어야할 문제는 산적하다. 단순 전기적 요인을 비롯해 배터리 셀 결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시스템적인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UPS·배터리 동일 공간 안돼…이격거리 확보해야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86개 시설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부 데이터센터는 배터리와 UPS, 전력선 등 전력설비를 동일한 공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전력을 지속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구조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배터리실과 UPS를 동일한 곳에 배치한 데이터센터는 28곳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는 데이터센터 내 전력차단이 불가피할 경우 차단구역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역별 전력관리, 원격 제어를 통한 우회전력 확보 등 재난 대응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실 내 UPS 등 기타 설비를 함께 두는 것을 금지하고, 배터리 랙 간 이격거리를 0.8~1m 이상 확보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소화약제 내장 배터리 등을 도입한 데이터센터는 이격거리 의무 예외를 고려할 방침이다. 배터리실 내 분리된 공간 1개당 설치 가능한 배터리 총용량은 전기설비규정에 따라 5MWh(메가와트시)로 제한한다.

또 재난 발생 시 전력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UPS 등의 전력차단구역을 세분화해 단계별 차단이 가능하도록 조치한다. 원격으로 전력을 차단하거나 UPS를 거치지 않고 전력을 우회 공급하는 전력 바이패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체 전력차단에 대비해 예비 전력설비 이중화 체계 구축도 요구된다.

과기정통부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등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관련 현행 제도들을 통합하고 '디지털서비스 안전법(가칭)' 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위기관리본부'도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나 네이버 등도 디지털 서비스 먹통에 대비해 다중화 체계를 확립하고, 장애·재난 전 주기에 걸쳐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홍 실장은 "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 등 의무 적용 대상 데이터센터는 10여곳으로 보고 있다"며 "시행령 외에 배터리 이격거리, 소화약제 도입 등 고시에 반영할 내용도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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